도심하천 홍제천에 거대 잉어가 살고 있습니다.
건천이었던 홍제천에 물을 인공적으로 흘려보내기 시작한지
십년 정도 되었을까요?
그 사이에 벌써 어른 팔뚝만한 거대한 잉어들이
지천으로 놀고 있습니다.
작은 물고기들이야 조류의 먹잇감이 되어
천적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할 긴장감이라도 있지만
그 정도 크기로 자란 잉어들에게는
무서울 게 없나 봅니다.
그저 여유만만하게 유유히 헤엄쳐 다닙니다.
게다가 산책객들을 향해 입을 벌리고 달려들기도 하다니
먹이를 던져 주는 인간들과 이미 편을 먹은 것이지요.
<잉어>
척삭동물 잉어목 잉엇과의 민물고기
학 명 : Cyprinus carpio LINNAEUS
원산지 : 유라시아 온대지방
분포지 : 남아메리카와 마다가스카르를 제외한 전세계
서식지 : 담수 3급수 하천, 저수지 등
효 용 : 관상용, 식용, 자양강장식품, 준약용식재료
인류가 양식한 가장 오랜된 어류라고 할 수 있는 잉어는
담수어의 대표적 어종입니다.
학창시절 민물낚시를 갔다가 월척붕어와 잉어를 잡으면
그 날은 어복 터진 날이었을 정도로 선호하지만
낚기가 쉽지는 않았던 민물고기입니다.
그런만큼 대형 잉어를 잡으면
찹쌀을 넣어 고왔다가 약으로 먹기도 했었지요.
기원전 약 500년경 중국의 도주공(陶朱公)의 양어경(養魚經)에도
상세한 잉어사육법이 기록되어 있다니
정말 오래된 식용 물고기였네요.
천적이 없을만큼 살이 통통하게 오른 홍제천 잉어
이 아이들이 몸집을 불리면 1m 이상까지 자랄까요?
오래전 군 전역 직후에
저수지에 양어를 했던 고모님댁을 도와드린 적이 있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후 고기를 잡기 위해 저수지 물빼기를 빼고
저수지의 물고기를 잡아 파는 것이지요.
물을 빼기 시작한지 나흘째 되던 날
거대한 잉어가 등지느러미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흙탕물을 헤집고 다니는 것을 보니 괴물처럼 느껴졌었지요.
1m가 훨씬 넘는 거대 잉어들이 수면 위로 뛰어 올랐다가
물 속에 떨어지는 장관을 처음 보았었네요.
저수지와 달리 흐르는 물이라
비교적 날씬하게 자라는 홍제천 잉어들.
하천의 수심이 1m 이상의 잉어를 받아들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