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에 인왕산에서
인생샷이라 할 수 있는 환상적인 석양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하늘의 구름은 매일 다르고
해가 넘어가는 지점마저 매일 다르다.
산 아래에서 바라본 구름이 멋지고
대기가 맑은 것 같아도
정작 산 위에 오르면
서쪽 하늘은 미세먼지로 뽀얗고
구름마저 도와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무거운 장비 다 둘러메고
땀흘려 오르는 것은
기다림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인생 같기 때문이다.
늘 기대한 바 대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
인생에 있어서 시행 착오는 없을 것이다.
그저 그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
설사 목표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였을지라도
결코 그 전의 상황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삶은 연습도 복기도 있을 수 없고
위인의 삶을 벤치마킹해서 적용해 본들
서로의 상황이나 여건이 꼭 같지는 않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원했던 똑 같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지라도
내가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하는 가정은
스스로에게 결코 위안이 될 수 없고
회한만 남게 할 뿐이다.
석양을 만나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것은
그래도 언젠가는 인생샷 한 건 건질 수 있을 거라는
그런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그런 희망조차 없다면
아무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고
혼자만 꿈꿀 수 있는 새로운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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