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인천터미널 앞바다 오여사
제목만을 보면 이상한 내용인가 하고 낚일 수도 있겠다.
태양이 바다 수평선 너머로 완전히 떠오르기 직전이나 일부가 빠지기 직전
태양의 붉은 빛이 바다 수면에 반사되어
위 사진처럼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모양이 만들어지는 것을
진사들은 오여사라 부른다.
페미니스트들이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할 지도 모르겠지만
독일어로 태양은 Die Sonne로 여성(女性)명사로 구분하니
오여사라 부르는 것이 어쩌면 타당한지도 모르겠다.
통상 오여사를 영접하려면 탁 트인 바닷가로 나가야 한다.
일출을 보려면 동해안, 일몰은 서해안 이런 식이다.
그러나 서울에서도 오여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9월 하순경 하늘빛 좋은 날 인왕산에 오르면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다.
경인아라뱃길과 경인항 인천터미널 앞바다를 붉게 물들인 태양.
미세먼지가 있어서 시야가 그리 깨끗한 날은 아니었다.
공기가 맑고 시야가 좋은 날이면
바다로 떨어지는 더 아름다운 오여사를 영접할 수 있다.
다만 최소 300mm 이상의 망원렌즈를 끼워야만 한다.
그래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석양에 오여사를 영접할 수 있다면
338m의 인왕산쯤은 기꺼이 오르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