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설날

가루라 2021. 2. 12. 01:31

#설날

이런 섣달그믐 밤이 없었다.

날이 새면 까치까치설날인데

설빔은 고사하고

아들 손자조차 함께하지 못하니

이러다가 설날조차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어린 시절 섣달그믐 밤은

잠 못 이루는 날이었다.

설빔으로 받아 쥔 새 옷, 새 신발

밤새 만지작거리다가

새벽녘에야 간신히 잠들지만

잠들자마자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에 눈을 떠야만 했었다.

요즈음 아이들이 설빔이라는 단어를 알까?

달콤한 맛에 몸서리쳐질

설빙은 알아도 설빔의 뜻은 모르겠지.

그렇게 예순일곱의 섣달그믐 밤이 지나간다.

아들, 며느리 그리고 손자와 아침 차례상을 마주할

2022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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