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딱따구리의 혀 이야기

가루라 2021. 3. 12. 00:08

#청딱따구리 혀

나무 틈새로 들어가는 청딱따구리 혀

담았던 청딱따구리 사진을 보다가

처음으로 청딱따구리의 긴 혀를 보았다.

비교적 흔하게 보았던 큰오색딱따구리는

지켜보는 내내 계속 나무를 파고 있었기 때문에

나무를 파다가 드러난 벌레를 부리로 쪼아 먹는 줄 알았다.

'딱따구리의 혀'를 검색해보니

내가 미처 몰랐던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그 옛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 시절에 벌써 딱따구리 혀의 구조를

그려냈었다니

관심의 차이가 그와 나를 갈라놓음을 알게 된다.

딱따구리의 혀는 보통 부리의 길이의 세배 정도란다.

그 기다란 혀는

머리 뒤를 돌아 콧구멍까지 휘어져 있단다.

혀 끝은 가시처럼 돌기가 있어서

구멍 속의 벌레를 찍어 꺼내 먹을 수 있게 진화되었다.

벌레가 드러날 때까지 나무를 파지 않아도 된다니

참 다행이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두드릴 때 받는 압력은

우주인이 지구를 탈출할 때 받는 중력가속도의 약 250배라니

엄청난 압력을 딱따구리가 어떻게 견디는 것일까?

그 비밀은 두개골 속을 한 바퀴 돌아 갈무리된

긴 혀가 뇌의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란다.

나무를 쫄 때 눈을 감는 것도

눈알이 튀어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니

딱따구리의 진화는

딱따구리의 힘든 먹이활동을 더욱 숭고하게 만든다.

사실 딱따구리의 이런 진화의 비밀을 아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나마 나는 사진 속에 보이는 긴 혀를 보고

검색을 통해 알았지만

사람들은 보통 그저 나무 쪼는 소리를 듣고

딱따구리가 있구나 할 뿐일 것이다.

그것이 다빈치와 나의 차이었음을

딱따구리를 통해 알게 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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