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어머님의 매화는 다시 피었는데

가루라 2021. 3. 14. 00:51

#매화, #매실나무

어머님께서 묘목으로 주셨던 고향의 매실나무

마당에 심은지 12년째.

지난 금요일부터 꽃을 하나 둘 피우기 시작했다.

아버님 떠나신 후

관리하는 사람 없는 고향집 뒷 밭의 매실나무는

다 죽어가는데

그나마 그 후손이 상경해서

생생하게 살아가고 있으니 다행이다.

올봄 개화기에는 냉해도 없을 것으로 생각되니

수없이 많이 달린 꽃봉오리가

모두 활짝 피면

올해는 매실도 제법 많이 딸 수 있을까?

작년과 재작년에는 꽃이 핀 후

극심했던 꽃샘추위로 인한 냉해로

꽃이 핀 둥만둥했었는데

한마디 말씀도 없이

침상에 누워만 계시는 어머님.

올봄 매화처럼 환하게 피신 얼굴을

다시 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로 인해 면회조차 못한 지

벌써 일 년이 넘었는데.

요양병원 면회 제한이 풀린다니

고향에 다녀오라 등 떠미는 매화.

백양사의 고불매, 선암사의 선암매, 전남대 대명매,

담양 지실의 계당매, 소록도의 수양매를

호남5매라 부른단다.

마당 가득 고향의 향기를 채워줄

어머님이 주신 우리 집 매실나무를

100년 후 무슨 매로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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