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진달래꽃에 기대어

가루라 2021. 4. 11. 01:00

#진달래

진달래 한그루를 화분에 심어 가꾼 지

10년이 넘었다.

학창 시절에는 외다시피 했던

자꾸 잊혀가는 소월의 진달래꽃과

그 감성을 화분에라도 붙잡아둘 수

있을까 싶어서다.

누구나 사춘기 시절에는 시를 즐겨 읽고

함축된 시어에 담긴 뜻을 음미하며

그 감성을 가슴으로 녹여내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생활에 매몰된 자아.

그 조직 속의 치차(齒車)로

시간 속에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돌아만 가던 시절.

그때는 잊고 있었다.

그런 시어들이 한 때 내 가슴을 얼마나

뛰게 했었는지.

그래서 은퇴 후 꽃을 가꾸면서

가장 친근했던 꽃.

앞산, 뒷산 동네 어디를 가도

주변에 흔한 진달래를

화분에 심어 두고

당시의 감성과 생각을 되돌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마당 담장에 진달래와 사촌인

철쭉이나 영산홍이 있지만

이파리 한 장 없이 오로지 꽃만 피는

수수한 진달래가 나의 십 대 시절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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