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진달래 한그루를 화분에 심어 가꾼 지
10년이 넘었다.
학창 시절에는 외다시피 했던
자꾸 잊혀가는 소월의 진달래꽃과
그 감성을 화분에라도 붙잡아둘 수
있을까 싶어서다.
누구나 사춘기 시절에는 시를 즐겨 읽고
함축된 시어에 담긴 뜻을 음미하며
그 감성을 가슴으로 녹여내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생활에 매몰된 자아.
그 조직 속의 치차(齒車)로
시간 속에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돌아만 가던 시절.
그때는 잊고 있었다.
그런 시어들이 한 때 내 가슴을 얼마나
뛰게 했었는지.
그래서 은퇴 후 꽃을 가꾸면서
가장 친근했던 꽃.
앞산, 뒷산 동네 어디를 가도
주변에 흔한 진달래를
화분에 심어 두고
당시의 감성과 생각을 되돌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마당 담장에 진달래와 사촌인
철쭉이나 영산홍이 있지만
이파리 한 장 없이 오로지 꽃만 피는
수수한 진달래가 나의 십 대 시절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