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냉이꽃

가루라 2021. 4. 19. 00:03

#냉이꽃

매크로로 접사 해서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냉이꽃

그러나 냉이를 화초로 취급하지는 않는다.

냉이는 봄철의 풍미를 돋우게 하는

나물로만 볼 뿐이다.

사물에 부여된 관념적 정의.

우리는 때로 그 관념적 정의에 고착화되어

정작 보아야 할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그런 우를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몇 년 전 고향 마을 뒷동산 아버님 산소에 갔던 길에

길목에 있는 밭에 지천으로 난 여린 냉이를

정신없이 캤었던 적이 있다.

아마도 그 냉이로 끓인 냉이된장국은

시중에서 사는 냉이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깊은 향취와 부드러움으로 남아 있다.

올봄에도 그 냉이를 구경하지 못했다.

아버님 산소를 찾아가기는커녕

요양병원에 계시는 어머님도 뵙지 못하고 있으니...

몇 년 전 어디서 종자가 날아왔는지

마당에 한 포기가 났었던 냉이

뽑지 않고 꽃으로 두고만 보았더니

올해는 지천으로 났다.

뽑아서 국 끓여 먹으면

고향집 향기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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