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킴라일락
이 땅에서 일어난 전쟁의 후유증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땅을 떠났다가
전혀 다른 모습과 이름으로 돌아온 #미스킴라일락
원래 고향에서 자라던 수수꽃다리보다
훨씬 화려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몇 해 전 북한산 숨은벽을 통해 백운대에 오르던 길에
정향나무를 만났었다.
본디 수수했던 너였었구나.
미스킴라일락의 본래 모습.
미군정청 소속의 식물학자 Elwin M. Meader(엘윈 엠 미더)가
북한산의 정향나무 종자를 채종하여 미국으로 가져가
정원목으로 개량하였다.
그리고 식물자료 정리를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 미스김을 성을 따서
미스킴라일락이라 불렀다.
키가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수형에
토종 수수꽃다리(정향나무)에 비해
수많은 자잘한 꽃이 다닥다닥 피어서
정원수로 인기가 높단다.
게다가 향기까지 있으니
미스킴으로써는 금의환향인 셈이다.
우리로써는 비싼 로열티를 주고 들여와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유종인 구상나무가
미국으로 건너가 크리스마스트리로 각광을 받아도
우리는 생물주권을 주장할 수 없을 만큼
관심도 지식도 없었다.
그러니 일본처럼 제주왕벚나무를 개량한 것이
오늘날 벚나무의 유래라는 것을 부정해도
딱히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식물들이 해외 유출되어
우리의 식물 유전자원이 보호되지 못했던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라도 생물주권을 주장하고
이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미스킴라일락>
쌍떡잎식물 용담목 물푸레나무과의 낙엽활엽관목
학 명 : Syringa pubescens subsp. patula 'Miss Kim'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원예종으로 개량되에 전 세계에 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