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작고 동그란 꽃보오리가
좁쌀처럼 보인다고 좁쌀풀이다.
지금은 조의 재배농가가 흔치 않지만
60~70년대에는 밭작물로 많이 재배했었다.
조이삭을 수확하여 좁쌀을 만들어
좁쌀밥을 해 먹거나 떡에 넣거나
막걸리를 빚는데 썼다.
제주에서는 좁쌀로 만든
오메기떡, 오메기술이 향토음식이 되었다.
밀주단속이 심하던 60년대에는
설명절에 쓸 막걸리도 몰래 담그셔서
어떻게 밀주를 만드는지 어린 나는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나무청 속에나 광의 마루 밑 구덩이에 숨겨두었던
술독을 머리에 이고 십리를 내달리던
어머님의 뒷모습을 기억할 뿐.
70년대에 들어서 밀주단속이 풀리고
설에 쓸 막걸리를 빚기 위해
찹쌀과 좁쌀을 섞어 술밥을 지어
뒤꼍(집뒤)에 대나무발을 펴고 술밥을 말리면
고슬고슬한 술밥을 한두 주먹 뭉쳐서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와 몰래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좁쌀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좁쌀풀 꽃을 찾아보는 설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