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창문 밖에 붙은 이 녀석을 발견했습니다.
매혹적인 이 곤충의 이름은 동양하루살이 암컷입니다.
이렇게 쭉 빠진 몸매와 잠자리날개 같은 나삼에도 불구하고
딱 하루만 살수 있도록 허락되었다니
자연은 공평하면서도 불공평한 것 같네요.
물속 극한의 상황에서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씩이나
애벌레로 살아야만 하는 동양하루살이에게
나삼을 걸친 아름다운 몸매로 단 하루를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정말 가혹한 천형일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들은 앞다투어 안타까운 하루살이의 생을 노래하곤 합니다.
살아있다면 유리창에 수직으로 내려앉아 달라 붙었을텐데
어떻게 유리면과 평행으로
몸을 측면으로 누인채 화석이 된 것처럼 죽었나 봅니다.
국생종 곤충도감에 수록된 하루살이만도 42종이나 됩니다.
곤충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서 동정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동양하루살이로 동정합니다.
<동양하루살이>
절지동물 하루살이목 하루살이과의 곤충
학 명 : Ephemera orientalis Mclachlan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서식지 : 하천 하류, 평지 하천, 연못, 강, 논, 웅덩이, 연못 등

하루살이는 탈피를 해서 성충이 된 후
단 하루를 산다고 하루살이라고 부릅니다.
유충기를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수서곤충으로 지내며
약 80회에 가까운 탈피를 한다고 합니다.
사실 하루살이 성충은 짤게는 1시간에서 2~3일
길게는 3주일까지 사는 종도 있답니다.
보통은 하루 이상을 사는 것이지요.
그러나 유충기로 지내는 긴 시간에 비해
성충으로 지내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게다가 성충으로 탈피한 하루살이는
입이 퇴화되어 먹이활동을 할 수 없고
오로지 번식활동만을 할 수 있게 특화된 생존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하루살이의 이런 생태적 특성은
많은 시인들의 감정샘을 자극하고
시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루살이의 삶>
천일동안
속곳을 입고 또 벗고,
그렇게 꽃단장을 하다가는
마침내 만들어낸 나삼을 걸친 미끈한 몸.
그 몸으로
먹을 수도 없이 단 하루를 산다면
넌들 그 삶을 살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