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이례적으로 춥지 않았던 겨울

덕분에 2월 중순부터 터졌던 백목련 꽃눈들.

그러나 3월 18~19일의 큰 눈과

3월 28일의 눈발

그리고 4월 12~13일 연속적인 눈으로 인해

봄에 피는 꽃들중

부지런을 떨었던 것들이 수난을 겪었다.

일찍 피운 꽃들은

눈발로 인한 냉해를 피할 수 없었으니

이 얼마나 불합리한 자연인가?

부지런한 것을 보상받지는 못할망정

뒤늦게 꽃봉오리를 연 꽃들이 인기를 누렸다.

북쪽의 산자락을 병풍 삼아

남향에 자라는 백목련은

3월 초에 꽃을 피웠지만 냉해로 인해

제대로 피지 못하고

꽃잎들이 누렇게 변해버렸다..

자연계에는 인간계와 달리

부지런한 것이 망사인 것일까?

아무튼 올봄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꽃나무들까지 수난을 당해야 했다.

그것이 인간세상에 시사하는 바를

인간들은 알아챘을까?

하얀 백목련이 줄지어 핀 동네

그런 봄 동네가 주는 편안함은

봄을 관조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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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목련꽃 그늘 아래서'로 시작되는

박목월의 시에 붙여서

한국 여성 최초 작곡가인 김순애씨가 작곡한 노래 '사월의 노래'

학창 시절 즐겨 불렀던 노래 중의 하나다.

그 노래의 연상작용 때문인지

목련꽃은 사월에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 목련이 서울에서조차

3월에 볼 수 있다니

사월의 노래는 시어일 뿐인가.

어린 시절 사랑채 앞 화단에는

아버님께서 가꾸시던 자목련이 있었다.

그래서 세상의 목련은

모두가 다 자주색인 줄 알았었다.

중국이 원산지인 자목련은

내한성이 약해서 햇빛을 잘 보아야 꽃을 피운다.

그 시절에 고향에서는

백목련은 볼 수가 없었다.

서울에서는 백목련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자목련은 오히려 더 귀하다.

계절도 어린 시절에 비해 빨라진 듯

목련은 벌써 꽃잎을 모두 떨구었다.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 사월이 왔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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