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개양귀비, 화려한 그 꽃에 반하다

가루라 2010. 4. 1. 12:53

며칠전 화원에서 사다 심은 개양귀비 꽃입니다.

노란색과 빨간색 두그루를 사서 심었지만

빨간색을 아에 몇그루 더 살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황량한 겨울의 테를 벗지 못한 마당을 온통 화려한 붉은 색으로 빛나게 하니 말입니다.

 

옛날 어릴 적 시골집 할머니들은 대부분 뒤안(집뒤편) 텃밭에

양귀비 한두그루씩은 심어 놓았었죠.

병원과 약국이 멀던 시절 단방약으로 쓰기에 충분한 효용이 있었던 앵속,

양귀비는 그래서 일반 서민들의 민간 상비약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양귀비의 마약성분으로 인한 폐해로

아직도 단방약으로 쓸려는 생각으로 여전히 텃밭에 몇그루씩 심어 놓고 있는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매년 법망의 굴레가 씌어지는 기사들이

지금도 매년 심심찮게 오르내립니다.

 

화훼종인 개양귀비는 전체에 털이 있어서

꽃대나 잎이 맨질맨질한 마약성분이 있는 양귀비와 구분할 수 있는데

꽃모양 자체로만 보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서시, 왕소군, 초선과 함께 중국의 사대미인 중의 한명인 양귀비.

양귀비의 이름이 어울리는 것은 아마도 노랑이나 하얀색이 아닌

선홍색의 이 꽃 때문이 아닐까 ?

 

당나라 현종의 18번째 아들인 수왕 이모의 비로 살다가

간사한 환관 고력사의 뀀에 빠져 자신의 시아버지인 현종의 황후가 된 양옥환.

현종의 총애를 기화로 자신의 권력과 미모를 잘못된 목적으로 한껏 오남용하여

결국 나라를 말아 먹는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말을 낳은 양귀비.

 

그 양귀비의 이름이 이 꽃에 붙여진 것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수줍은듯 고개를 잔뜩 수그리고 있는 꽃봉우리.

꽃을 피우기 직전 하늘을 향해 꽃대를 고추세우고

감히 태양빛에 견주기에 한점 부끄럼없는 핏빛 꽃잎을 활짝 펼친다.

펴진듯 펴지지 않은 꽃잎,

활짝 피었음에도 불구하고 꽃봉우리 속에 차곡차곡 접혀 있던 꽃잎의 주름을

그대로 간직한 오묘한 꽃잎 모양.

황금색 왕관을 쓴 난형의 씨방을 둘러싼 수많은 노란 수술들

 

이 모든 것들이 양귀비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과 너무나도 일치하여

이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이 양귀비가 아닌가 싶다.

 

 

<개양귀비(영명 : Corn Poppy, Field Poppy, Flanders Poppy)>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양귀비과의 두해살이풀

학   명 : Papaver thoeas L.

원산지 : 유럽 지중해 연안 또는 소아시아

분포지 : 전국 관상용으로 재배

개화기 : 5~6월

꽃   말 :

유사종 : 양귀비(앵속), 백두산에 자생하는 노랑꽃 두메양귀비 등이 있다.

이   명 : 꽃양귀비, 애기아편꽃, 우미인초

효   용 : 앵속에는 진통, 진정, 지사 효과가 있어서 한방과 민간에서 복통, 기관지염, 불면, 만성장염에 처방하였다.

 

  

 

 

  

 

 

 

 

 

 

 

   

'무위자연 > 植物世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령산 야생화  (0) 2010.04.05
앵초  (0) 2010.04.02
복수초  (0) 2010.03.31
산자고를 아시나요 ?  (0) 2010.03.28
춘란 개화  (0) 2010.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