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앵초

가루라 2010. 4. 2. 23:32

화원이나 화훼전시회에서 활짝 핀 꽃들을 보면

괜히 마음이 부풀고 헛배가 불러 배고픔을 잊어 버린 적이 있나요 ?

게다가 형형색색으로 핀 꽃들을 한판 가득히 살 경우

몸까지도 더욱 더 붕 뜨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이제는 나이가 들만큼 들어 여성 호르몬이 과도하게 본비되기 때문일까 ?

 

언제부터인가 나이든 사람들이 사오정, 오륙도로 치부되어 현직으로 부터 현켠으로 밀려나는 현실에

아무리 아니라고 말로 보여 주고 행동으로도 보여 주어도

세태의 거대한 흐름으로부터 나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현실이

때로는 사람이 아닌 자연의 모든 것들

꽃, 나무, 바람, 들, 산, 바위

말이 없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

 

올봄에는 덩치가 크지 않은 야생화들을 마당에 심자고 의기투합하여

종로5가에 나갔다. 

인도를 가득 메우던 꽃, 나무판매 노점들이 대로 건너편 양사길로 모두 옮겼다.

좌판을 선반식 작은 점포로 표준화하여 새로 정비된 화훼상은 물론

기존의 종로5가 인도도 깨끗해졌으나

비료나 화분 등 원예용품 판매상과 꽃판매 점포들과의 거리가 제법 멀어져

꽤 먼거리의 발품을 팔아야 두가지를 동시에 살 수 있겠다.

 

그날 몇개의 야생화들을 사온 것 중

앵초의 꽃을 올린다.

 

얼핏 보면 프리뮬라와 꽃이나 잎 모양새가 비슷하나

가늘고 길다랗게 올린 꽃대 끝에 산형꽃차례로 피는 홍자색의 꽃과

우리나라 각처 산지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답게 단아하다.

 

<앵초(영명 : Siebold Primrose)>

쌍떡잎식물 앵초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

학   명 : Primula sieboldii E. Morren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동부 시베리아 등지

서식지 : 각처 산지

개화기 : 4월 홍자색의 꽃이 산형꽃차례로 핀다.

꽃   말 : 어린시절의 슬픔, 첫사랑, 해운의 열쇠

효   용 : 뿌리를 감기, 기관지, 백일해 등의 거담제로 사용하고 신경통, 류마티즘, 요산성관절염등에

유사종 : 돌앵초, 설앵초, 좀설앵초, 큰앵초, 흰앵초 등이 있다.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신비인가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

- 법정스님의 "산방한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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