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로운 조화로 만들어진 단양팔경 중 하나인 석문입니다.

도담삼봉에서 상류쪽 가파른 계단을 올라 오솔길을 잠시 걸어가면

무지개다리처럼 생긴 돌기둥 사이로 아담한 도담리 마을 전경이 보이는 석문에 다다릅니다.

버스로 이동중에 마신 술로 대부분의 단체관광객들은 이곳을 간과하고 지나치지만

가족단위로 온 젊은 부부들은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석문을 통해 보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갑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이 지역이 카르스트 지형이어서

오랜 침식작용으로 연약한 바위나 흙은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암반만 남아

마치 무지개다리 형상으로 절경을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아치형 석문 위를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날만큼 아찔해 보이는데

실제로 위를 걸어 넘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곳이라 금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절경에는 늘 전설과 문장가들의 글이 남아있게 마련입니다.

옛날 하늘나라에서 물을 길러 내려 왔던 마고할미가

잃어버린 비녀를 찾기 위해 석문 아래를 긁었더니 아흔아홉마지기의 논이 생겨서

그 논에서 수확한 곡식으로 하늘나라의 양식을 하며 석문 아래에 있는 조그만 동굴에서 살았답니다.

석문에는 긴 담뱃대를 물고 술병을 들고 있는 형상의 마고할미바위가 있다는데

포스팅을 위한 자료검색으로 뒤늦게 알게 되어 확인하지 못했네요.

위와 같은 전설과 현실은 좀 괴리가 있어 보이는데

그래도 다들 석문과 관련된 전설로 인용하고 있네요.   

석문사이로 마을 전경이 카메라 파인더로 보는 것처럼 잡힙니다.

이 멋진 선경을 보고 추사 김정희는 완당집(玩堂集)에 석문(石門)이라는 시를 남겼다네요.

百尺石霓開曲灣(백척석예개곡만) : 백척의 돌무지개가 물굽이를 열었으니

神工千佛杳難攀(신공천불묘난반) : 신이 빚어낸 천불에 오르는 길 아득하네

不敎車馬通來跡(불교거마통래적) : 거마가 오가는 발자취를 허락하지 않으니

只有煙霞自往還(지유연하자왕환) : 다만 연기와 안개만이 스스로 오갈뿐이네.

강건너 도담리에서는 안개와 연기만이 석문사이로 드나드는게 보이겠죠 ?

단양팔경의 석문은 2008년 9월 명승 제45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미국 유타주(Utah)의 아치스(Arches)국립공원에는 이런 아치형 석문이 무려 360개나 있다지만

우리나라에는 흔하지 않은 형태의 명승인데다가 

연약한 지형인 만큼 잘 관리되어 후대에도 완전한 모습으로 전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석문

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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