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단양팔경 옥순봉

가루라 2013. 11. 24. 02:11

행정구역상으로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에 소재한 산으로 충주호에 면하고 있어서

구담봉과 함께 충주호유람선에서 볼 수 있는 단양팔경 중의 하나 옥순봉입니다.

희고 푸른 바위들이 마치 대나무 죽순모양으로 천여척이나 힘차게 솟아 봉우리를 이룬다하여

옥순봉(玉筍峯)이라 부른답니다.

 

현재의 행정구역상으로는 제천시에 속해 있으나

본래는 단양군에 속해 있어서 단양팔경의 명승으로 자리잡게 되었답니다.

일설에 의하면 조선 명종 때 관기 두향이가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에게

청풍에 속한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달라고 청원하여

청풍부사에게 단양군으로 넘겨 달라고 청하였으나 거절하자

퇴계는 안타까운 마음에 손수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고 바위에 각자하여

단양의 관문이자 군의 경계임을 표시하고 돌아 섰답니다.

이에 청풍부사는 누가 군의 경계를 함부로 표시하였나 현장에 가보니

글씨가 너무 힘차고 살아 있어서 누구의 필체냐 물으니

퇴계의 필체라 하여 이에 감탄하여 옥순봉을 단양에 주었답니다. 

 

지금은 수면에 잠기어 수면 아래까지를 포함한 전체의 규모를 가늠하기 힘들지만

단원 김홍도가 그린 <옥순봉>을 보면

총석정의 돌기둥처럼 우뚝 솟은 약 200미터의 바위기둥들을 담아내어

가히 소금강이라 할만큼 절경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흑백으로 바꿔보니 완전한 산수화입니다.

이 멋진 절경에 붙여진 시가 없을리가 없습니다.

조선 선조 때 금계 황준량은 이렇게 옥순봉을 찬양했답니다.

바위 벼랑 벼랑엔 군데 군데 단풍이 물들고

서리가 내리니 가을 강물은 더욱 맑아

조각배에 탄 사람은 병풍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구려

천태만상에 부족함이 없으니

화옹(畵翁)과 시선(詩仙)이 같이 만든 것이 아닐런지....

 

 

옥순봉의 정면 모습입니다.

 

구담봉 쪽에서 본 옥순봉과 충주호유람선, 옥순대교

옥순봉 밑에 살고 있던 김남포를 찾아 왔던 김삿갓에게

생활이 빈궁하여 밥을 대접하지 못하고 묽은 죽 한그릇을 내어 왔는데

그 죽이 얼마나 묽던지 하늘의 별과 달이 죽그릇에 비추었답니다.

이를 보고 김삿갓은 아래와 같은 시를 읊어 회포를 풀었답니다.

 

천하명산옥순봉(天下名山玉筍峯) 천하명산은 옥순봉이고

세상괴한김남포(世上怪漢金南浦) 세상괴한은 김남포라

사각송반죽일기(四角松半鬻一器) 사각송반에 죽한끼를 내오는데

천광운영공배회(天光雲影共排徊) 하늘의 빛과 구름의 그림자가 그릇속에 함께 노니네. 

 

옥순봉 끝자락 뒤로 구담봉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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