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홍제천의 갈대

가루라 2013. 12. 21. 13:39

홍제천 하상에서 갈대를 만납니다.

갈대는 땅속 줄기가 옆으로 얼기설기 뻗어 하천 바닥의 토사 유출을 방지하고

정수효과도 있어서 자연 생태하천을 복원하는데 유용하게 쓰입니다.

홍제천은 하안에는 수크렁을 심어 천변의 흙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고

하천 바닥과 수변에는 갈대, 노랑꽃창포 등 수변식물들을 식재하여

완벽한 자연하천으로 거듭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로 인해 물의 흐름이 느려진 곳에는 어김없이 물고기들이 늘어나고

물고기를 먹이로 찾는 청둥오리, 중대백로, 쇠백로, 해오라기 등의 새들도 찾아 들어

수변식물들이 자연 하천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시절 고향집 앞 개천에는 갈대가 무성했었습니다.

할아버님은 갈대 이삭을 꺾어 갈대빗자루를 매셨었는데

주로 방바닥을 쓰는 방비로 사용하였고 그 감촉이 어찌나 매끄럽던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갈대>

외떡잎식물 화본목 화본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Phragmites communis TRIN.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온대와 한대 전 지역

서식지 : 습지나 갯가, 호수주변 모래 땅

이   명 : 갈, 노(蘆), 위(葦)

효   용 : 어린 순은 노순(蘆荀)이라 하여 식용한다. 한방에서는 봄 가을 사이에 채취한 전초를 부위에 따라 노근, 노경, 노엽, 노화라 하여

           진토(鎭吐), 소염, 이뇨, 해열, 해독에 사용한다. 이삭으로는 빗자루를 만들고 이삭의 털은 솜 대용으로 쓰고 성숙한 줄기로는

           발이나 삿갓, 자리 등을 엮는데 쓴다.

몇해전 순천만에 갔을 때 갈대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뒤척이은 갈대소리에

문학적 감흥이 절로 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설화에 의하면 당나귀 귀를 가진 미다스(Midas)왕의 비밀을 알게 된 이발사가

비밀을 말하고 싶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갈대밭에 구덩이를 파고는 구덩이에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비밀을 털어 놓고

구덩이를 덮었는데 구덩이 위의 갈대가 바람에 스척이며 비밀을 누설하였답니다.

그래서 갈대는 밀고와 무분별을 상징하는 문학적 소재로 많이 인용된다는군요.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님프인 시링크스(Syrinx)가 목신 판(Pan)에게 쫓기자 갈대로 변신하였는데

이를 모르는 판이 이 갈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며 그녀를 그리워하였답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갈대를 음악의 상징으로도 여긴답니다.

우리는 갈대를 실용적 소재로 많이 사용하죠.

지금도 순천만에서는 일시적으로 갈대의 지상줄기를 채취하여 갈대발을 만들고

갈삿갓, 삿자리를 엮어 만들기도 한답니다.

 

순천만 갈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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