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수까치깨

가루라 2014. 10. 8. 00:30

도심 속 인왕산에서 만난 수까치깨랍니다.

일본제국주의의 침탈을 당했던 우리 민족의 비극처럼

이 땅에 자라는 풀들의 이름에도 일제의 잔재들이 묻어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는 아직 눈을 뜨지도 못했던 시절의 근대적 식물 분류체계인 학명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말 이름의 유래를 따라 가다 보면

그것조차도 일본명으로 부터 온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생식물에 이름을 부여했던 시기가 일제치하였으니

그 전부터 민간에서 부르던 이름들이 확인 되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새로이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었겠죠.

 

"수까치깨"라는 이 아이의 이름도 그 어원이 참 알송달송 합니다.

 

<수까치깨>

쌍떡잎식물 아욱목 벽오동과의 한해살이풀

학   명 : Corchoropsis tomentosa (Thunb.) Makino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동북부

서식지 : 산과 들

개화기 : 8~9월

꽃   말 : 인내, 사모, 그리움

이   명 : 야화생, 전마, 모과전마, 푸른까치깨, 참까치깨, 민까치깨

영   명 : Tomentose Cor-choropsis

효   용 : 관상용

열매 속에 참깨 같은 씨가 많이 들어 있는데

전문적으로 재배를 하거나 가꾸지 않는 깨 같다고 그렇게 붙여졌다거나

사람은 먹지 않는 까치나 먹는 깨 같다고 그리 부른다는데

이우철선생은 일본명 カラスノゴマ(까마귀의 깨)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이 땅에 자라는 까치깨는 까치깨, 수까치깨, 암까치깨 등 3종이 있답니다.

수까치깨를 제외한 나머지 두가지는 보지 못했지만

까치깨를 중심에 두고 서로 대응된 개념으로 수까치깨, 암까치깨를 둔게 아닌가 싶네요.

까치깨와 달리 수까치깨는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서

구부러진 종자가 달리면 맨아래 사진처럼 마치 수컷의 그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그래서 접두사 '수'는 그런 의미로 붙여졌다네요

암까치깨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어서 알 수가 없으나

까치깨의 꽃받침은 꽃잎을 떠받들듯 수평으로 달려있으니 수까치깨와는 확연하게 다르지요.

어찌보면 이름이 참 해학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꽃이 작은 데다가 한해살이풀이어서

관상용으로 심어 두기에 그리 큰 효용은 없어 보이지만

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우면 그것 또한 색다른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더할나위없이 맑은 다섯장의 노랑색 꽃잎

황갈색 꽃밥을 붙인 10개의 짧은 수술과

꽃밥이 없는 길다란 헛수술 5개가 특이한 꽃모양

눈길을 사로잡는 수까치깨입니다.

 <수까치깨 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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