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어저귀

가루라 2014. 10. 1. 19:49

작년 제천 어느 농장에서 어저귀를 처음 보았으나

만개한 꽃을 보지 못하여 안타까운 마음에 종자 몇개를 채취해 왔었습니다.

비록 토종은 아니고 외래종식물이지만

어저귀라는 이름이 특이하고 왠지 정겹게 느껴집니다.

사실 도감에 등재된 우리나라 식물명이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

식물명의 어원이나 유래가 불분명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정감있어 보이는 순우리말로 생각되는 어저귀의 유래도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네요.

다만 김종원님의 저서 "한국식물생태보감"에 따르면

기다란 줄기를 밟거나 채취할 때 '어적 어적' 소리가 난다고

일제 치하에서 어적위, 오작위로 표기한 것이 어저귀로 부르게 된 유래라고 합니다.

글쎄요. 얼른 와닿지는 않은 설명이지만 달리 아는게 없어서...

 

 

<어저귀(China jute)>

쌍떡잎식물 아욱목 아욱과의 한해살이풀

학   명 : Abutilon theophrasti Medicus

원산지 : 인도 신드 및 카시미르지방

분포지 : 전국 각지, 중국, 지중해 연안

서식지 : 들, 길가나 구릉지

이   명 : 경마, 청마, 백마, 야지마, 당마, 경마자, 동규자

꽃   말 : 억측

효   용 : 공업용(줄기, 껍질), 약용(열매, 뿌리) 

어저귀 줄기를 자르면 중심이 하얀 코르크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마처럼 껍질을 벗겨 섬유로 만들거나 밧줄 등을 만드는 유용한 식물로

한 때는 계획재배를 했지만 이제는 채산성이 없어서 야생상태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대 제가 어렸을 땐 대마(삼) 껍질을 벗겨낸 하얀 줄기를 저릅대라고 불렀었죠.

모시 저(苧) 또는 공이 저(杵)를 써서 저릅대라 부르는 걸로 알았지만

사전을 찾아보니 겨릅대의 사투리라는군요.

사실은 삼처럼 껍질을 벗겨 쓰는 어저귀의 '저'자가 혹시 저릅대라고 부르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어서 그렇게 붙여진게 아닌가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일뿐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이지요.

어저귀의 속명은 아부틸론(Abutilon)입니다.

지구상에는 아부틸론속의 풀과 관목 그리고 교목이 200여종이나 됩니다.

아부틸론은 부정과 無를 뜻하는 a와 황소를 뜻하는 bous 그리고 설사(泄瀉)를 뜻하는 tilos가 결합된

아랍어로 가축의 지사제라는 뜻이랍니다. 

인도의 신드와 카시미르지역이 원산지인 어저귀는

조선시대의 기록에 어저귀 경(苘)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오래 전에 도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만개한 꽃을 보지 못해서 종자를 하나 채취하였다가

올 봄 우리집 마당에 뿌렸었습니다.

역시 화초와 다른 야생종이라 발아율이 굉장히 높은지 무더기로 싹을 티웁니다.

키가 너무 커서 대부분 다 뽑아버리고 단 두그루만 남겼더니

내년에는 마당에서 자연 발아될 정도로 많은 종자가 달렸습니다.

더할나위 없이 부드러운 심장형의 잎과 미끈한 줄기, 샛노란 꽃 등

관상적 가치는 있지만 키가 너무 커서 넓은 장소가 아니면 식재를 포기해야 할 것 같네요.

어저귀 전초 

어저귀 종자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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