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풀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 나도송이풀입니다.
그러나 송이풀과는 전혀 다른 속이라 어쩌면 다른 것처럼 가장하는 기분 나쁜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야생초들 중 이처럼 어두에 "나도~"가 붙은 것들이
나도풍란, 나도하수오, 나도개감채 등등 40~50여종이 된다니
식물을 표현하는 용어의 다양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분류체계 보다는 모양으로 기억하기 쉽게 붙인 것인지는 알 수가 없네요.
<나도송이풀>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반기생 한해살이풀
학 명 : Phtheirospermum japonicum (Thunb.) Kanitz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서식지 : 산과 들의 양지바른 풀밭
이 명 : 송호(松蒿), 나호, 토인진(土茵陳)
꽃 말 : 욕심
효 용 : 꽃과 전초를 약재로 쓰는데 해열과 이뇨의 효능이 있어서 감기로 인한 열, 수종, 황달, 코 속의 염증 치료 등에 쓴다.
진한 분홍색 또는 연분홍색 통꽃의 아래입술꽃잎에 며느리밥풀꽃처럼 하얀 밥풀 두개를 붙이고도
더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재재거리는 것 같다고 꽃말이 '욕심'이랍니다.
꽃이 눈에 금방 띌만큼 꽤 커서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는데
붙여진 꽃말은 좀 비호감입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스스로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기도 하지만
다른 식물의 뿌리에 흡기를 붙이고 영양분을 빨아 먹는 반기생식물이라네요.
겉으로 보여지는 아름다운 모습과 다르게
안 보이는 땅 속에서는 약탈을 자행하는 rOOt-parasite plant라니
인간처럼 자연도 겉을 보고 그 속을 다 안다 할 수가 없네요.
겨우살이나 새삼처럼 겉으로 드러난 줄기에 흡착뿌리를 붙이고 사는 기생식물은
차라리 노골적이어서 제거하기도 쉽고 으레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지만
부족하지만 스스로 살 능력도 있으면서 안 보이는 데서 약탈을 일삼는 가장 악질적인 인간처럼
땅속 뿌리에 반기생하는 식물은 정말 싫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나도송이풀의 '욕심'이라는 꽃말은 꽃 모양만으로 붙여진 것은 아닌가 봅니다.
나도송이풀처럼 야고, 초종용, 절국대, 털며느리밥풀, 좁쌀풀 등이
이처럼 뿌리에 기생하는 식물이랍니다.
스스로 자리를 이동하거나 선택할 수 없는 식물들의 기생은
그나마 생존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팔다리 썽썽한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 기생해서 피 빨아 먹고 사는 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으로 봐야 맞지 않을까요?
한방에서는 이파리가 쑥을 닮았다고 쑥 호(蒿)를 써서 송호(松蒿)라고 부른답니다.
꽃은 예쁘고 볼만하지만 안타깝게도 한해살이 반기생식물이라
마당에 심어 관상용으로 키우기는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시인 이채님의 심성이 나와 다르니 다시금 생각하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