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나도송이풀

가루라 2014. 9. 30. 00:22

송이풀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 나도송이풀입니다.

그러나 송이풀과는 전혀 다른 속이라 어쩌면 다른 것처럼 가장하는 기분 나쁜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야생초들 중 이처럼 어두에 "나도~"가 붙은 것들이

나도풍란, 나도하수오, 나도개감채 등등 40~50여종이 된다니

식물을 표현하는 용어의 다양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분류체계 보다는 모양으로 기억하기 쉽게 붙인 것인지는 알 수가 없네요.

 

 

<나도송이풀>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반기생 한해살이풀

학   명 : Phtheirospermum japonicum (Thunb.) Kanitz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서식지 : 산과 들의 양지바른 풀밭

이   명 : 송호(松蒿), 나호, 토인진(土茵陳)

꽃   말 : 욕심

효   용 : 꽃과 전초를 약재로 쓰는데 해열과 이뇨의 효능이 있어서 감기로 인한 열, 수종, 황달, 코 속의 염증 치료 등에 쓴다.

진한 분홍색 또는 연분홍색 통꽃의 아래입술꽃잎에 며느리밥풀꽃처럼 하얀 밥풀 두개를 붙이고도

더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재재거리는 것 같다고 꽃말이 '욕심'이랍니다.

꽃이 눈에 금방 띌만큼 꽤 커서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는데

붙여진 꽃말은 좀 비호감입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스스로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기도 하지만

다른 식물의 뿌리에 흡기를 붙이고 영양분을 빨아 먹는 반기생식물이라네요.

겉으로 보여지는 아름다운 모습과 다르게

안 보이는 땅 속에서는 약탈을 자행하는 rOOt-parasite plant라니

인간처럼 자연도 겉을 보고 그 속을 다 안다 할 수가 없네요.

겨우살이나 새삼처럼 겉으로 드러난 줄기에 흡착뿌리를 붙이고 사는 기생식물은

차라리 노골적이어서 제거하기도 쉽고 으레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지만

부족하지만 스스로 살 능력도 있으면서 안 보이는 데서 약탈을 일삼는 가장 악질적인 인간처럼

땅속 뿌리에 반기생하는 식물은 정말 싫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나도송이풀의 '욕심'이라는 꽃말은 꽃 모양만으로 붙여진 것은 아닌가 봅니다.

나도송이풀처럼 야고, 초종용, 절국대, 털며느리밥풀, 좁쌀풀 등이

이처럼 뿌리에 기생하는 식물이랍니다.

스스로 자리를 이동하거나 선택할 수 없는 식물들의 기생은

그나마 생존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팔다리 썽썽한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 기생해서 피 빨아 먹고 사는 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으로 봐야 맞지 않을까요? 

한방에서는 이파리가 쑥을 닮았다고 쑥 호(蒿)를 써서 송호(松蒿)라고 부른답니다.

꽃은 예쁘고 볼만하지만 안타깝게도 한해살이 반기생식물이라

마당에 심어 관상용으로 키우기는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시인 이채님의 심성이 나와 다르니 다시금 생각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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