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북한산 자락의 산불 진압

가루라 2015. 6. 8. 00:22

토요일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평창동 끝단 북한산자락에 실오라기 같은 연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이내 연기는 점점 굵어지고

긴급히 출동하는 소방차의 싸이렌 소리마져 조바심치듯 들렸습니다.

그런데도 불길을 잡을 수 없었던지

시뻘건 불길이 멀리서도 위협적으로 보일만큼

금새 산자락을 타고 산불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재난은 정말 초기 대응이 정말 중요한 것이겠죠.

고교시절 봄소풍 길에 산불과 맞닥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산불 현장으로 뛰어가고

우리들에게는 현장을 빨리 떠나도록 조치하셨던 그 상황이 생각납니다.

특별한 장비조차 없었던 그 시절

산불진압을 위해 뛰쳐나갔던 인근 주민이 화마에 휩쌓여 희생되었다는

뒤늦은 소식에 안타까워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뭇잎을 긁는 갈퀴나 대빗자루를 들고 뛰어 가서

불씨를 흩뜨려 끄는게 전부였던 시절입니다.

산불은 계곡을 타고 오르는 바람으로 번지는 것이라

발이 나아가는 방향의 뒤편 능선 아랫쪽에서 접근하여 꺼야 한다는 산불진압교범이

산 인근의 자위소방대원 같은 사람들에게도 배포되던 시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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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출동 초기단계

번지는 불길

거친 화마

다행히 불길은 소방헬기의 출동으로 발생 50여분만에 진압되었습니다.

소방헬기가 투입되기 어려운 어둠이 내리기 전에 큰 불은 잡히고

더 이상 불꽃이 보이지 않을 무렵 어둠이 내려 앉았습니다.

신속한 소방차의 출동과 소방헬기의 출동

큰 산불로 번질 수 있었던 위기를 넘긴 셈입니다.

소방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재난의 경우에는 정확한 상황판단과 시의적절한 조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 보건당국의 이상한 비밀주의 논리로 인해 확산된 메르스바이러스 전염사태를 보면서

다시한번 재난에 대처하는 관련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의 행태를 봅니다.

재난관리능력 그것을 기업에 투사하면 경영능력이고

국가에 투사하면 통치능력인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수준에 와있는 것일까요?

<갤노트3로 담은 소방헬기의 산불 진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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