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물, 전쟁영화 등 스펙타클한 블록버스터급 영화만은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내게
코믹영화는 대형스크린으로 보는게 그리 썩 내키지 않는 장르였습니다.
그런 나의 취향을 아는 탓에
출가한 딸이 상의도 없이 예매해서 등떠밀리다시피 본 영화 '인턴'
은퇴한 우리 또래나 은퇴자로 넘쳐나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였네요.
딸은 딸대로 결혼 전 다녔던 직장생활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고
저는 저대로 대기업에서 은퇴한 후
보수에 개의치 않고 중소기업과 비영리법인에서
그 동안 대기업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봉사하는 자세로 일한다고 하고 있지만
제가 과연 극중의 벤과 같은 마음과 자세를 견지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그런 아빠 얘기 같아서 예매권을 보낸거라네요.
기특한 녀석 !
사실 우리나라와 외국의 채용시스템, 직무관리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고령자를 고용해야 한다고 설명하지만
미국은 Job Base 기반으로 나이에 관계없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어서
시니어 인턴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실무자가 아니고 관리자여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통념이, 혹은 고정관념이
조기은퇴자들을 산으로 내몰고 있지요.
어쩌면 이것이 청년실업과 조기은퇴 등 고용시장의 왜곡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요?
IMF 이전까지 인턴은 대학 재학중 1~3개월 정도
직업세계를 체험해 보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즈음 기업들은
저임금으로 단기적 고용을 실현하는 편법적인 근로의 형태로
1년 혹은 길게는 1년 이상씩 근무시키는 노동력 편취의 수단으로
인턴제도를 악용하고 있습니다.
직무중심의 인사관리가 아닌 연공중심의 인사관리하에서는
임금피크제나 임의해고 등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을 결코 실현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것이 만병통치약인듯 밀어부치는게 안타깝습니다.
2013년도 킬링시즌에서 뿐만 아니라
그 전의 다른 영화에서도 보여준 그의 연기와 표정에 매료되게 만들었던 로버트 드니로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인터스텔라, 레미제라블 등에서
빠져들 것 같은 큰 눈으로 쏟아내는 눈물연기에 쏙 빠지게 만들었던 앤 해서웨이.
두 사람의 연기력에 다시한번 반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좋은 영화를 추천해주고 예매까지 해준 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다들 한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뮤지션에겐 은퇴란 없대요.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제 안에는 아직 음악이 남아 있어요."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영화 인턴 속 명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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