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도둑놈의갈고리

가루라 2015. 8. 27. 00:15

이렇게 작고 예쁜 꽃이 흉칙한 느낌을 주는 도둑놈의갈고리라뇨!

불암산 등산을 하느라 가지고 갔던 17-35mm 렌즈로 담은 꽃이라

꽃 모양이 선명치 못한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고운 색감입니다.

연분홍의 작은 꽃

콩과식물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삼출복엽과 초록의 작은 원통형 콩꼬투리

완전하게 자란 색안경 같은 납작한 종자

거기다가 열매껍질에 돋은 가시까지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전혀 매칭이 되지 않는 꽃입니다.

 

<도둑놈의갈고리>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Desmodium podocarpum var. oxyphyllum (DC.) H. Ohashi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대만

서식지 : 산과 들

꽃   말 : 흥분

이   명 : 도독놈의갈고리

효   용 : 타박상, 뱀에 물린데, 무리한 운동 등으로 더위를 심하게 먹었거나 심한 피로로 힘들 때 물에 달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

           전초를 사료로 쓴다. 풍습성 관절염, 요통, 유방암 등에 효과가 있다.

햇빛에 투명하게 빛나는 입술모양의 연분홍꽃

그 작은 꽃술 속은 도데체 어떻게 생겨서 이리 빛나는걸까요?

기회가 되면 매크로렌즈로 꽃만 다시 담아보려합니다.

꽃잎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콩꼬투리모양의 열매가 달리고

이내 납작한 안경모양의 편평한 두마디의 열매로 바뀝니다.

대부분 인터넷 사진에는 주홍색의 반달형 줄무늬가 없는데

제가 만난 도둑놈의갈고리 종자는

신분을 속이려 눈가에 위장한 것처럼 무늬가 있네요.  

도둑놈의갈고리는 숲 그늘이나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집 모퉁이 등에 잘 자라서

사람의 시선을 피해 다니는 도둑들의 몸에 달라 붙는다고

도둑놈의갈고리라고 부른답니다.

이렇게 예쁘게 생긴 종자의 껍질에 가시가 돋아 있어서

다른 물체에 잘 달라 붙는다는 것은

도둑놈의갈고리의 생존전략입니다.

대부분의 콩과식물은 콩꼬투리가 다익었을 때

비틀어 터지는 힘으로 종자들을 멀리 쏘아 보냅니다.

그러나 도둑놈의갈고리는 사람의 옷이나 다른 동물들의 털에 붙어서

종자를 멀리 퍼뜨리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지요.

결국 그 흉칙하게만 보이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이 생존전략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달리 봐야하지 않을까요?

전설처럼 도둑놈을 찾아내는 단초가 되는 선한 식물이라는 것이지요.

인간이 사는 세상에도 도둑놈만 모르는 도둑놈의갈고리가 있으면

세상이 참 밝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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