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전 화원에서 사다 심은 곰취
예상을 뒤엎고 우리집 마당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습기가 많고 서늘한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야생식물이라
서울 한복판 주택에서 꽃을 피우는 건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이파리도 그리 풍성하게 나지 않아서
2년 동안 고작 예닐곱장의 이파리만 따 먹었을 뿐입니다.
그 중 한포기가 올해 커다란 이파리를 올리더니
꽃대를 올리고 마침내 꽃까지 피웠습니다.
꽃이 지면 채종을 해두었다가
5도씨 이하에서 15일 정도 저온 숙성한 후 파종을 해봐야겠네요.
<곰취>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Ligularia fischeri (Ledeb.) Turcz.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사할린섬, 시베리아
서식지 : 고원이나 깊은 산의 습지
꽃 말 : 여인의 슬기
영 명 : Nar-rowhead Goldenray
효 용 : 야생화 관상용. 어린 잎은 독특한 향이 있어 나물로 먹고 다자란 잎은 장아찌를 담아 먹는다.
한방에서는 가을에 캔 뿌리줄기를 호로칠(葫蘆七)이라 하여 해수, 백일해, 천식, 요통, 관절통, 타박상 등에 처방한다.
몇년전 1,200고지 청옥산 정상에서 만난던 곰취는
꽃대가 우리집 것보다는 훨씬 더 길었습니다.
아무래고 고산지의 선선한 지역에 잘 자라는 식물인지라
도심 속에서는 몸살을 하나 봅니다.
꽃줄기를 쭉 밀어 올리지도 못하고
거의 산형꽃차례처럼 뭉쳐서 피고 맙니다.
그나마도 인공적으로 농원에서 배양했기 때문에
꽃이라도 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아무리 생장력이 강한 야생화라 하더라도
그 생존조건이 달라질 경우에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삶도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가는 모양새를 취할 경우
언젠가는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