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히어리를 찾아서

가루라 2016. 4. 18. 23:56

히어리 꽃을 찾아 나섰습니다.

작년에도 너무 늦어서 이미 꽃잎이 다 떨어진 꽃줄기만 보았던 것이

못내 서운했었습니다.

그러나 꽃이 오래 가지 않는 봄꽃들은

제 때를 맞추지 못하면 활짝 핀 얼굴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히어리>

쌍떡잎식물 장미목 조록나무과의 낙엽관목

학   명 : Corylopsis coreana Uyeki

           Corylopsis gotoana var. coreana (Uyeki) T. Yamaz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지리산 일대, 전남, 중부지방, 일본

서식지 : 산기슭 물 빠짐이 좋은 비탈진 곳.

이   명 : 송광납판화, 남판나무

영   명 : Korean winter hazel

효   용 : 관상용, 화목용

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출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피지 않은 꽃을 보고 일주일이 지난 후에 가면 이미 시들어 버렸거나

주중 내내 맑았던 하늘이 주말에만 흐리거나 비를 흩뿌리면

결국 출사를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핀 봄꽃의 얼굴을 보는 것은

여간 드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히어리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무슨 외래종 식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순 우리말이라는 것을 알고는

더욱 더 그 유래가 궁금해졌습니다.

전남 순천의 송광사 근처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꽃 이파리가 두터운 밀납 느낌이 난다고

송광납판화라 부른다는 것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히어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전혀 예견치 못했던

전라남도 방언에서 유래하였다니 더 정겨운 이름입니다.

원래 남도에서는 십오리마다 이 나무를 표지목으로 심어

십오리나무라 불렀는데 음운변화에 의해 시오리 나무로 부르게 되었고

그것을 남도의 방언인 히어리를 표준명으로 명명하게 되었다네요.

아무래도 시오리가 히어리로 바뀐 것을 설명하기에는 뭔가 좀 모자랍니다.

히어리는 다섯장의 연한 황녹색 꽃잎과 다섯개의 수술

그리고 머리가 두갈래로 갈라진 한개의 암술로 구성된 꽃이

총상꽃차례로 핍니다.

얇은 매미껍질 같은 막질의 포에 둘러 싸인 연한 황녹색 꽃이삭은

3~4Cm로 피었다가

꽃이 시들고 나면 7~8Cm로 더 길어집니다.

이른 봄에 가장 먼지 피는 화목류 중 하나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2급 식물입니다.

그러나 요즈음 중부지방 여기 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서대문구 안산공원에도 지자체에서 심어 놓은 히어리를 볼 수 있습니다.

밑이 심장형인 달걀모양의 잎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있고

특히 깊은 잎맥으로 도드라진 느낌을 주는 이파리의 관엽적 모양도 아름답습니다.

이 땅에 자생하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어디 중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이른 봄 이파리 한쪽 없이 연노랑 꽃이 주렁주렁 달리는

히어리가 매력을 주는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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