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진달래

가루라 2016. 4. 16. 01:31

화분 속의 진달래.

특별한 모양으로 수형을 잡을 수도 없이

잔가지만 빽빽하게 자랐습니다.

아름 따다 드리고 싶었을 소월의 진달래처럼

꽃만 한다발이 되었습니다.

역광으로 비춰진 얇은 나삼 같은 꽃잎.

그래서 꽃잎 하나 하나를 봅니다.

비록 화분에 영어의 몸이 되어 있지만

그래도 때 맞추어 제대로 발색된 얼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키우는 보람이 가득합니다.

욕심 같아서는 잔가지를 대부분 잘라내고

철사 같은 것으로 줄기를 묶어서

수형을 잡아 볼까도 싶습니다.

전문 화공이 아닌 문인화는 굳이 그림을 잘 그릴 필요도 없습니다.

꽃과 함께 전달하고자 하는 문인의 마음이 있을 뿐...

그렇듯 인위적으로 나무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것은

제게는 못할 짓입니다.

그저 때 맞춰 피는 꽃 한송이 한송이를 즐기면 그 뿐.

수형을 인간의 눈에 아름답게 보이고 말고는

나무가 할 일입니다.

저 보기가 역겨워 가시고자 한다면

말없이 보내드리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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