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초설(오색마삭줄)을 사다

가루라 2016. 10. 23. 00:55

교외에 나갔다 오는 길에 오랜만에 야생화집엘 들렀습니다.

겨울을 앞두고 칙칙해진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는데는

꽃만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4년을 잘 키우다 겨울에 실내에 들여놓지 않아서 동사한

백화등의 달콤한 향기가 그립기도 했어지요.

그래서 꽃이 다 지고 달랑 두 개 남은 초설을 야생화집 아낙이 권했을 때

바로 사는 것으로 집어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초설은 달콤하고 강한 향기도 좋지만

자반 무늬의 분홍빛 이파리의 관엽적 가치도 높은 식물이지요.


<초설(오색마삭줄)>

쌍떡잎식물 용담목 협죽도과의 상록활엽덩굴식물

학   명 : Trachelospermum jasminoides 'tricolor'

           Trachelospermum asiaticum 'Tricolor'

원산지 :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부아시아

서식지 : 고목나무 또는 바위틈

화원에서 초설 또는 오색마삭줄로 부르지만

국생종에 표준명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 교배한 하이브리드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이나 해안가 또는 섬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마삭줄 중에

이런 무늬가 있는 종은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전문적으로 탐사를 다녔던 게 아니라 제가 다 보았다 할 수는 없지요.

그러나 돌담을 타고 오르거나 대밭 사이, 큰나무 등걸, 그리고 바위틈

곳곳에서 흔히 보았던 마삭줄과는 완전히 다른 종으로 생각됩니다.

진한 녹색이었던 보통의 마삭줄잎은

가을이 되면 진한 고동색으로 바뀝니다.

그래도 선명한 엽맥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이파리에 산반무늬나 분홍색의 신엽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몇년전에 키웠던 백화등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초설의 색은 적당한 량의 햇빛과 바람이 만들어 주나 봅니다.

직사광선에 오래동안 두면 발색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반그늘에 두어야 한답니다.

누구는 햇빛을 종일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네요. ㅋㅎ

물론 실내에서 키울 경우는 환기도 잘 시켜주어야 하구요.

백화등이나 초설 등 마삭줄류는 수도권에서는 노지 월동이 쉽지 않다고 하네요.

노지에 심을 경우 겨울에 짚풀이나 나무잎을 덮어주어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겨우내 실내에 키울 경우

깍지벌레의 일종인 개각충이 들러 붙어 영 찜찜하지요.

백화등도 그래서 겨울에 밖에 그대로 두었다가 얼려 죽였지만 말입니다.

암튼 노지에 자라는 것이 아닌 화분에 심어 기르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그래도 이 작은 소분에서부터 시작해서 아래의 백화등만큼은 키워 봐야겠지요.

이미 백화등도 이 정도의 사이즈를 사서 이 정도까지 키워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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