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옥잠화를 그리다.

가루라 2016. 12. 14. 00:41

낮은 물론 밤조차도 건조하고 우중충한 날이 계속되는 겨울

8~9월 밤에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지는 옥잠화가 그리워집니다.

누가 눈여겨 보지 않는 한밤중에 활짝 피었다가

누가 볼세라 아침이면 시드는 옥잠화

활짝 핀 얼굴을 온전히 보여주기 보다는

어둠 속에서도 맡을 수 있는 진한 향기로 존재를 알릴 뿐

화용을 알현하려면 등을 지참하기를 요구하는 도도한 꽃입니다.


<옥잠화>

쌍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Hosta plantaginea (Lam.) Aschers.

원산지 : 중국

분포지 : 한국, 중국

서식지 : 산과 들, 정원과 화단

이   명 : 백학선, 백옥잠, 옥비녀꽃, 옥잠화근(생약명)

영   명 : August-lily

효   용 : 관상용. 밀원, 약용식물.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다.

           뿌리를 옥잠화근이라 하여 약용한다. 심장, 간장 질환에 효험이 있다.

           봉루, 소종양, 옹저, 유종, 윤폐, 이뇨, 인후염, 인후통, 임파선염, 중독, 출혈, 토혈에 처방한다.

우리 눈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 밤에도

개미나, 베짱이, 등에무리 등 달콤한 향기에 이끌린 곤충들의 화수분으로

옥잠화는 종자를 맺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종자의 발아로 증식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옥잠화는 주로 땅속뿌리로 세력을 넓혀가서 오래지 않아 군락을 이룹니다.

커다란 심장모양의 이파리에는

8~9쌍의 깊은 엽맥이 선명하여 관엽적 가치도 큽니다.

넓은 이파리에 가려진 키 작은 식물들은 자라기 힘들 정도로 세를 불려나가니

좁은 화단에서는 매년 솎아내야 할 정도이지요.

좁은 마당에 점유면적이 너무 넓어져서 매년 일부를 뽑아서 버렸습니다.

너무 많이 솎아내 버린 탓일까요?

몇년째 단 한줄기의 꽃대만을 보여주고 맙니다.

그 한줄기의 꽃대만으로도 한여름 밤 마당 가득히 채워주는 향기를 느끼게 합니다.

어쩌면 밤에 꽃을 피워서 그 향기가 더 진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꽃보다는 향기로 존재를 알리는 것

그래서 더 오래도록 체취에 머무를 수 있도록...

겉으로 드러난 시각적인 모습보다도

오래도록 그 자취가 기억나게 만드는 옥잠화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이 내게는 더 좋은 사람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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