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경회루 설경

가루라 2017. 1. 23. 00:19

경복궁 경회루 설경입니다.

오랜만에 서울에 내린 눈

골목에 쌓인 눈을 치우고 카메라를 들고 나서니

벌써 도심 속 눈은 녹기 시작한 오후.

지붕 위에 쌓였던 눈들이 대부분 녹아버려서 아쉽지만

도시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라져버린 왕조

그 왕조의 이야기는 잃어버린 나라로 이어집니다.

백년도 넘은 이야기

그 오랜 역사의 흐름보다도

치욕의 36년 세월의 생채기가

지금도 너무나 크게 보입니다.

국토만 둘로 쪼개진 것이 아니라

마치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셋으로 갈린 것 같은 느낌?

그것이 그들이 이 땅에 유형으로 남겨놓은 상처보다도

우리의 의식 속에 남겨놓은 생채기가 더 깊어 보이는 요즈음.

경회루 후면부

경회루 전면부

잃어버린 왕조의 빈껍질도 허허로운지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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