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경회루 설경입니다.
오랜만에 서울에 내린 눈
골목에 쌓인 눈을 치우고 카메라를 들고 나서니
벌써 도심 속 눈은 녹기 시작한 오후.
지붕 위에 쌓였던 눈들이 대부분 녹아버려서 아쉽지만
도시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라져버린 왕조
그 왕조의 이야기는 잃어버린 나라로 이어집니다.
백년도 넘은 이야기
그 오랜 역사의 흐름보다도
치욕의 36년 세월의 생채기가
지금도 너무나 크게 보입니다.
국토만 둘로 쪼개진 것이 아니라
마치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셋으로 갈린 것 같은 느낌?
그것이 그들이 이 땅에 유형으로 남겨놓은 상처보다도
우리의 의식 속에 남겨놓은 생채기가 더 깊어 보이는 요즈음.
경회루 후면부 | 경회루 전면부 |
잃어버린 왕조의 빈껍질도 허허로운지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