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청둥오리 한쌍

가루라 2021. 3. 6. 00:45

#청둥오리

겨울철 먹이 활동이 힘들었는지

천변의 풀숲 사이에서 쉬고 있는 청둥오리 한 쌍

가까이에서 나는 셧터 소리가 귀에 거슬리는지

미동도 없이 경계의 눈빛만을 보내는 암컷

수컷은 천하태평으로 잠에 빠졌다.

겨울철새였던 청둥오리는

오래 전부터 이 땅에 텃새가 되었다.

등이 푸르다고 청등오리 또는

푸른 머리를 가졌다고 청두오리라 부르던 것이

청둥오리로 바뀌게 되었단다.

수컷 청둥오리의 화려한 깃털에서

청춘을 느낀다.

그들의 번식기인 삼월 하순쯤이면

홍제천이 또 한바탕 물보라가 일 것이다.

어이, 육아는 누가 해야 하지?

라떼는 말이야

당연히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이었지.

이 많은 아이들을 돌보아야 하는 청둥오리 엄마도

육아가 힘들어지면 비혼을 선택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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