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붉은머리오목눈이 마당을 찾다.

가루라 2021. 3. 5. 00:52

#붉은머리오목눈이

오랜만에 마당을 찾아온

귀여운 반가운 손님들, 붉은머리오목눈이다.

보통 이삼십 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면서 먹이를 찾는다.

사회성이 얼마나 높은 지

무리가 이동하는 내내 '비비비~베베'

우짖는 소리가 그치지를 않는다.

보통은 마당 경계의 개나리 숲에 잠시 머물다가

금방 사라져 버리는데

이번에는 마당에 까지 직접 내려왔다.

작은 돌구유에 담긴 일부 녹은 얼음물로

목을 축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경계심이 너무 많고

빽빽한 관목 숲의 나뭇가지 사이를

이리저리 금방 옮겨 다녀서

사진으로 담기가 쉽지 않다.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

몇 컷 담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다.

골목에 나가 개나리 숲 사이에 앉은 한 녀석을

요행히 근거리에서 담았다.

오목눈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오목하게 들어간 작은 눈과 부리가 귀엽다.

크기가 10cm 고작 넘는 작은 새가

먹이를 물어 오면 얼마나 물어 올 수 있다고

이 작은 새를 속여 탁란을 하는 뻐꾸기가 밉다.

세상을 향해 뻐꾸기를 날리는 족속들은

그 뻐꾸기를 닮았다.

제 새끼까지 죽인 뻐꾸기 새끼인 줄 모르고

열심히 먹이를 물어 나르는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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