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비둘기
고등학생시절 왕손 이석님이 불렀던
비둘기집이라는 노래를 즐겨 불렀었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로 시작되는 노래는
당시 기타를 치며 건전가요을 보급하던
전석환씨의 인기처럼
누구나 기타를 매고 이 노래를 불렀었다.
써클활동을 같이 하던 단짝 친구와 듀엣으로 부르기도 했고
나 혼자서 기타를 메고
원불교 교당에서 원우들의 게임을 진행하며
다함께 싱어롱형식으로 즐겨 부르는 노래이기도 했다.
부부애의 상징일만큼 부부애가 좋은 비둘기.
집비둘기는 물론 멧비둘기도 다르지 않다.
수년째 우리집을 터 삼아 드나드는 멧비둘기 한 쌍
어느해 봄날은 마당의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바로 앞에서
양 다리와 날개를 교대로 쭉 펴고
일광욕을 즐기는데
비둘기가 주인인지 내가 주인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어린시절 할아버님을 따르던 종친 중에
포수가 한분 계셨었다.
우리 동네에서 꽤 먼 논 가운데 동네에서 사셨지만
늘 산이 가까운 우리동네로 사냥을 오셨다.
사냥에서 돌아 올 때면
우리집에 들러 꿩을 주로 놓고 가셨는데
어떨 때는 비둘기나 참새를
두고 갈 때도 있었다.
그래서 어머님은 꿩탕이나 비둘기탕을 만드셨고
참새가 많은 날은 참새구이를 하기도 하셨었다.
우리집 마당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멧비둘기 한 쌍을 보며
비둘기탕을 떠올리기 보다는
그들의 부부애에 존경의 뜻으로
마당에 먹이를 놓아주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비둘기집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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