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인왕스카이웨이 초소책방

가루라 2021. 3. 22. 01:56

#초소책방

불과 2~3년 전만 해도 군 경비초소가 있었던 곳에

책방과 카페가 생겼다.

작년 1년 코로나로 인해 거의 돌아다니지를 않다 보니

인왕스카이웨이길을 1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

다시 걸었나 보다.

새로운 건물이 생겨서 들어가 알아보니

작년 11월에 문을 열었단다.

종로에 터를 잡은 지 거의 30년

그 사이 군 초소의 변화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93년도에 아이들을 데리고

니콘 FM2 35mm에 70~210mm 망원렌즈와

소니 비디오 핸디캠 CCD88을 들고

처음으로 인왕산을 찾아 나섰었다.

촬영 제한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던 탓에

입구 초소에서 신분 검색을 당하고

카메라와 핸디캠을 압수당했다.

뭘 몰랐던 어린 딸과 아들은

아빠가 무슨 죄를 지어서 조사를 받는 것처럼 보였는지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었다.

그랬던 인왕산이 개방되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정상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사진 촬영에 제한이 없었다.

인왕스카이웨이와 중간에 군 초소는 여전히 있었지만.

그러다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초소의 인원이 보강되고

청와대 방향으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고

혹시라도 카메라의 렌즈가 그쪽 방향으로 있으며

득달같이 쫓아와서 사진을 다 확인하고 그랬다.

구글 어스를 보면 청와대 옥상 위의 방공포 진지까지 다

볼 수 있었는데 구글은 통제하지도 못하면서

우리 국민은 왜 통제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상의 초소까지 다 사라졌지만

인왕스카이웨이의 경비부대 주둔 초소까지 사라진 건 몰랐다.

인왕스카이웨이를 따라 산책로를 만든지는

꽤 오래되었었지만

군데군데 초소는 여전히 있었었다.

그 경비초소에 근무하는 병사들을 위한

부대의 주둔지가 있던 곳을

완전히 철거하지는 않고

개보수해서 시민들에게 돌려준 셈이다.

1층 실내에 진열된 책들은 대부분 환경 관련 서적들이고

도서 판매를 하고 독서도 가능한 사랑방 같은 공간을 두었다.

1층에서 음료와 빵, 쿠키 등을 사서

실내는 물론 1층과 1층 야외 테라스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차를 마시거나 책을 보는 등

쉴 수 있는 시설이다.

다만 주차공간이 협소한데

평일에도 차가 몰려

왕복 2차선인 인왕스카이웨이 운행에

지장을 준다니 그게 문제다.

나처럼 걸어서 갈 수 있는 인근 주민들이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날이 흐린 늦은 오후임에도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대기차량이 줄을 서고

사람들도 제법 많은 셈이다.

날 좋을 때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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