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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매실거리

가루라 2022. 3. 31. 01:44

매스컴의 보도로 알고 찾아간 청계천 #하동매실거리

수년 전 광양 홍쌍리매실농원에서 받았던 감동을 생각하고

찾아갔던 것은 착각이었다.

천변 둔치일텐데 왜 이름을 거리라고 붙였을까?

사람의 통행로에 대한 우리말은 참 다양하다.

고리, 도로, 길, 신작로 등등

사전적 의미의 '거리'는

"비교적 큰길들이 이어져서

오가는 사람이나 차량들이 많은 곳"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 길보다는 약간 제한적이고

 일반적으로 시작점과 끝이 정해져 있는 경우를 지칭한다.

그러니 청계천을 따라 거의 일직선으로 조성된

산책로에 가로수처럼 매실나무를 심어 두었으니

산지시랭이에 조성된 매실농원 같은 운치를 기대한 것은

애당초 착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서울 도심에서 이렇게 많은 매실나무가

활짝 꽃을 피운 것을 볼 수 있는 곳은

이곳뿐임에 어쩌랴.

단 한 그루 있는 우리 집 매실나무는

아직 꽃을 피우기 전이었으니.

우선 접근성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5호선 마장역에 내려서 가거나

2호선 신답역에서 내려서 가도 된다.

더욱더 편하게 가려면

2호선 용답역에서 내리면

바로 2번 출구 앞이다.

5호선 마장역에서 내려서

제2마장교를 건너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리 위에서 매실거리를 조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혀 그런 그림은 볼 수가 없었다.

신답역에서 용답역까지

약 1km가 채 안 되는 구간에 조성된 매실거리는

천변에 심어진 키큰 버드나무들로 인해

제2마장교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은 백매가 산책로를 따라

일렬로 심어져 있고

초입에 홍매 몇그루가 있을 뿐이다.

비교적 맑았던 날씨 덕분에

홍매의 발색이 더욱 아름다웠음을 생각할 때

홍매가 몇그루 안 되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언론을 통해 알려진 덕분인지

평일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로

매실거리는 분주하다.

점심시간을 맞아 찾아온

인근 사무실의 직장인들도 눈에 띄고

가족 단위, 친구, 연인 등

벚꽃 핀 윤중로만큼은 아니어서

매화를 여유롭게 감상하고

사진으로 담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러나 앵글 속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피할 수는 없고

일일이 모자이크 처리하기도 힘들어서

다들 마스크를 한 얼굴이라 그대로 올려본다.

마침 하늘빛도 좋아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백매는

팝콘처럼 더욱더 하얗게 빛을 발한다.

매화는 용답역 근처에서

절정을 이룬다.

용답역을 지나서도 매실나무가 눈에 띠지만

아직은 어린 나무들이다.

몇 년 지나면 매실거리는

더 연장될 것이다.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

제2마당교를 지나 동대문구청 근처까지 걸었는데

제방둑에도 매실나무가 계속 심어져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제대로 된 매실거리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동대문구청 가는 제방길이다.

매화의 매크로 사진으로

단아한 매화 꽃송이를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