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안타까운 애기풀

가루라 2022. 10. 6. 00:15

#애기풀

자주 산책하던 산길 풀섶에서

작년에 처음으로 만났던 애기풀.

산과 들의 볕이 잘 드는 풀밭에 자라는 풀이라

주변에 키 작은 싸리나무 하나밖에 없었다.

게다가 줄기도 5개나 솟아 있을 만큼

생육 상태도 아주 좋았었다.

비록 풀섶에 약간 가려져 있었지만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곳이라

사람의 손을 탈까 걱정했었다.

아뿔싸?

올해 찾아가 보니

사람이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멧돼지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뿌리 주변 대부분이 파헤쳐지고

단 한줄기 남은 애기풀이

애처로운 꽃을 피웠다.

그대로 두면 멧돼지의 공세에

내년에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만나자마자 2년 만에 이별이라니.

농작물뿐만 아니라

연약한 여러해살이풀들도

멧돼지의 폭증에 견뎌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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