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박구리의 먹이활동 2

직박구리

#직박구리 북한산 자락길에서 만난 직박구리 겨울을 나기 위해 털옷을 두껍게 껴입었는지 오동통하다. 처음엔 앞모습만 보고 바위종다리인 줄 알았다. 인가 근처에 사는 날씬한 직박구리는 먹을 게 많아서 다이어트를 한 것일까? 겨울산에 딱히 먹을만한 것이 없으니 등산객이 버리고 간 사과껍질을 집어 들었나 보다. 부리만으로는 납작한 껍질을 접을 수도 없고 뒤집어보고 이리저리 돌려봐도 한 입에 삼킬 수가 없나 보다. 지켜보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에 잘게 잘라주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그러나 어찌하랴. 엄연히 직박구리의 삶이 나와 다른 걸. 음식물 부스러기나 찌꺼기를 산에 버리는 것을 비난했지만 혹독한 겨울을 나는 직박구리를 보니 나쁜 짓이지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사과껍질이라도 잘게 쪼개서 버려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