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설날에 대한 소회

가루라 2018. 2. 17. 00:39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어린 시절부터 익숙한 동요의 한 구절입니다.

육십중반이 되면서

그 사이 설에 대한 느낌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생업에 따른 주거구도에 따라

설을 지내는 행태가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냈던 제게

설은 크나 큰 기쁨을 주었던 날이었지요.

며칠을 기다리던 설빔을 받았을 때의 기쁨

밤새 쌓인 눈을 사박사박 밟으며

할아버지를 필두로

아버지, 삼촌들 그리고 동생들까지

일렬 종대로 눈길을 걸어 차례를 지내러 갔던 설날.

집성촌이었던 동네의 어른들을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세배를 드리고 맛있는 유과와 조청 등을 맛있게 먹던 일이며...


요즈음은 시골에서도 이런 풍습은 사라졌겠지요?

농촌도 기계화로 더 이상 이웃에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되고

시골에 까지 점령한 아파트나 빌라형 주거구조로

더 이상 이웃의 의미도 퇴색했을 터이니 말입니다.

그러니 국민 소득이 낮은 네팔이

국민행복지수는 가장 높을 수 밖에요.

문명화로 인해 사라져버린 것들이 그리운 설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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