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신입사원하계 수련회주관 등으로 거의 휴가를 사용하지 못했던 직장생활,

어쩌다 받은 하계휴가래야 고작 토,일요일끼고 2박 3일정도

그저 고향에 계시는 노부모님을 뵙고 올라오는 것이 정해진 코스였고

그것이 자식된 도리로 당연한 것으로 안사람도 받아 들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별 문제의식 없이 30년 가까이 반복되어 왔었다.

 

그러나 최근 얘기끝에 그런 과거의 일방적인 나의 행태를 반성해야 할

서운한 마음의 일단을 아내에게서 발견하고서야 비로소 생각한 것이

내려가는 길에 어딘가를 들러서 가자는 것이었으니....

이도 그렇게 흡족할 만큼 만족스러운 것은 아닐 것이나

그나마도 30년만에 찾아온 조그마한 변화는

몇년 후 곰국 끓이는 아내를 앓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 두려운 까닭이리라 ! 

 

이번 여름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무창포, 춘장대를 들러 금강하구뚝, 군산항을 거쳐 광주로 가기로 하다.

집사람 친구의 갑작스런 변고로 인하여 이른 새벽 출발하려던 계획은 물건너 가고

수요일 오전 11시가 훌쩍 넘어야 집을 나서다.

밀리는 차량으로 인해 예상보다 늦은 오후 해걸음에 무창포해수욕장에 도착하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 소재 아담한 해수욕장.

한달에도 여러차례 석대도까지의 바닷길이 열리고 낙조가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지만

잔뜩 흐린 날씨에다 오늘은 밤늦게 열리는 바닷길을 아쉬워하며 

바닷길이 열린다는 석대도를 먼발치로 보고 해변을 떠나다.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서도 가족단위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제법있고,

해변에 인접하여 목 좋은 자리를 잡은 분양중인 리조트,

서해안의 해수욕장치고는 백사장과 물이 비교적 깨끗하고 경사도 완만하여

백사장에 흩어져 있는 자갈만 조심하면 어린 자녀를 동반한 해수욕장으로는 괜찮아 보이다. 

물속으로 튕겨져 나가는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땅콩보트와 

 

Fly Fish보트, 바나나보트들도 운행되고 있고 

제트스키도 타 볼 수 있어서 해수욕장으로서 갖출 건 다 구비되어 있으나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물에 들어 갈수도, 땅콩보트에 몸을 실을 수도 없는 우리 아이들,

무창포에 갔다 왔다는 기록만 남기는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다음 행선지 춘장대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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