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인왕산에 오르다

가루라 2008. 11. 19. 18:48

모처럼 몸과 마음이 한가해진 일요일,

토요일을 적셨던 비로 인해 비늘처럼 반짝거릴 햇살을 만나러가다.

기왕이면 제법 내려다 볼만한 곳에서

늦가을 오후 따사로운 햇볕속에 벌거벗기운 도심을 보는 것이 좋겠지.

옥인동 옥인아파트 뒤편 개구멍같은 철문을 통해

개방된 인왕을 처음 접안하였던 것이 벌써 10여년 전.

천형처럼 붙어다니는 여인네들의 중년 관절질환으로

산오름을 달가와 하지 않던 집사람도,

초등학교시절 억지로 끌려다녔던 기억밖에 없다던 딸네미도

하산길에 맛있는 걸 사주겠다는 사탕발림에

인왕산길을 흔쾌히 따라 나서다.

10여개 이상 알려져 있는 인왕산 등산로들

오늘은 부암동 동사무소옆길->성덕사->기차바위->정상->무계정사->부암동사무소 코스.

마치 올가미형으로 인왕산의 북동쪽 사면을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 나오는, 산책수준 정도의 물리지 않을 코스로 추천한다.

<인왕산 소개>

 서울시 종로구와 서대문구 경계에 있는 해발 338m, 전체가 화강암으로 된

서울의 진산 중의 하나로 조선 개국초기 도성의 서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西山이라 하던 것을

세종조에 이르러 조선왕조를 수호하려는 뜻으로 불법을 수호하던 금강신인 인왕을 붙여

仁王山으로 개칭하였다 한다.

93년 개방되었던 초기만해도 카메라를 가지고 인왕에 오르는 것이 군에 의해 통제되었으나

지금은 망원까지 장착하여도 아무런 제재가 없나 보다.

드디어 자연이 민의 품으로 되돌아 온 것이기는 하지만

내가 가면 그곳이 길이라는 산중에서 만난 어느 등산객의 말이 거슬리는 것은

아직도 군사독재시절의 일률적인 교육탓일까 ?

 

상명대에서 자하문터널 방향 도로를 타고 가다가

자하문터널 옆길을 걸어서 부암동 동사무소에 이르는 길 

 몇년 사이에 부암동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못보던 소규모 화랑, 수제 쥬얼리샵들이 들어서고

 드라마 삼순이의 후광으로 전문 커피샵도 생기고

 커피샵을 바라보고 좌측 골목을 타고 오르면

 성덕사에 이르러 시야가 탁 트이고 멀리 북한산과 평창동 북악산과 신영동, 부암동, 홍지동이 한 눈에 든다.

급하지 않은 경사길을 타고 오르면 이내 능선의 정상에 다달아

서북쪽으로는 홍제동과 내부순환도로가 눈앞에 있고, 멀리 연신내와 아스라히 닿는 일산 

 북한산부터 북악산성까지 한아름으로 안을 수 있는 탁트인 조망이 시원하다.

서남쪽으로는 맑은 날이면 시선이 한강을 따라 강화까지 내달리고

해걸음의 도심은 스모그로 인해 잿빛에 젖어 있다. 

인왕산 정상은 사방이 탁트인 시야를 제공하여

가히 조선왕조의 우백호의 지위를 차지할만 하다. 

 가을이 저물어 가는 경복궁도 손에 잡힐듯 발 아래 보이고

하산길은 성곽을 끼고 초소 끝단에서 좌측 소로를 타고 내려오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전통한옥

 제법 풍상을 겪었음직한 은행나무, 소나무, 바위 등과 버선코처럼 치솟은 처마가 시원하다.

부암동사무소쪽으로 조금 더 내려오면 만나는 현진건님의 집터 지석 

버려진 듯 잡초만 우거져 있고 

정겹게 보여야 할 우물터가 어두워지는 속에 을씨년스럽다. 

안평대군의 별장 무계정사 안내판 

계단 오름 우측에 치솟은 당산나무, 하늘을 차고 오를듯 치솟은 처마 

 뒷편에 자리한 현대식 양옥만 아니었던들 옛날의 고풍스러운 운치를 그대로 전할 수 있었건만

 거석에 음각된 무계동만 세월의 찌든 때를 안고 있다.

 동사무소 옆길로 내려오는 길, 며칠전 신문에 게재된 독특한 야생화집 

허름했던 한옥을 개조하여 레스토랑으로 만든 이 곳에서

딸내미와의 약속으로 이름도 모르는 피자와 스파게티, 슬라이스 케익으로 저녁을 해결했으나 

밀가루 음식을 싫어하는 탓에 결국 집에 돌아와 누룽지 한종지로 뱃속의 밀가루를 덮고서야

잠자리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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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안내> 

  지하철 3호 경복궁역에서 상명대방향으로 가는 모든 버스를 타고

  자하문터널에서 하차하면 창의문까지 포함하여 1시간 반에서 2시간정도의 이 코스를

  완전히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