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토요일 새벽 4시반 어둠을 뚫고 서울을 출발하다.
새벽 출발을 예고한 탓에 아에 뜬눈으로 날밤을 세운 애들과 함께.
장성 근처에 이르자 쏟아지는 눈과 제설이 제대로 되지 않은 노면의 연속.
차가 미끄러지는듯한 불안함에 백양사 휴게소에 잠시 쉬어 가기로 하다.
눈이 그친 짬 그제서야 동녁이 붉게 밝아 오다.
촬영하는 잠깐사이, 커브길에서 가드레일 쪽으로 대책없이 미끄러지는 승용차
다행히 추돌은 피하고 뒤따르던 차량들도 일제히 브레이크를 잡고 간신히 피해가다.
한숨 돌려 다시 출발하자마자 한치앞이 안 보일 정도로 폭설이 쏟아지고
마침내 도착한 고향에도 눈보라는 휘날리다.
폭설로 무너진 집을 수리하려는지 까치 한마리 나뭇가지를 물고 집을 찾아들고
고향가는 사람들을 나르는 비행기도 낮게 부산을 떨다.
느티나무와 초가지붕에 쌓인 잔설이 정겹거니와
고즈넉한 공원길을 산책하는 부부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고향은 마치 박새가 눈속에서 붉은 호랑가시열매를 발견한 것처럼 가슴뛰는 것.
비록 사흘간의 짧은 고향 여정의 흔적이
눈위에 남겨진 발자욱처럼 녹아 없어질지라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엄동설한에 손바닥만한 먹잇감으로 머리밖고 싸우는 비둘기처럼 싸울 때에도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는 눈사람처럼
두꺼운 잔설을 머리에 이고도 굳굳한 낙락장송의 기개처럼
훈훈함과 당당함으로 충만된 고향의 정을 가슴에 담고
일상의 전장으로 돌아 오는 길을 재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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