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클럽 디아뜨 펜션에 가다

가루라 2009. 6. 17. 00:53

 

 

금요일 퇴근 후 저녁을 대충 때지른 밤 8시 30분,

가족 모임이 예정된 클럽 디아뜨 펜션을 찾아 떠나다.

 

한달전 군에 간 아들녀석, 월요일 기말고사 땜에 집에 남은 딸내미,

집사람은 못내 아쉬운지 칠흙같은 창밖으로 한숨만 날린다.

 

결혼 후 25년 가까이 한 밤중에 단둘이 이렇게 여행을 떠나 본적이 있던가 ?  

 

늦은 시간인데도 중부, 영동으로 이르는 고속도로는

주말을 강원도에서 보내려는 여행객들의 차량들로 제법 혼잡하다.

여주휴게소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다시 출발,

둔내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내비의 설정경로를 무시하고

성우콘도 앞을 지나쳐 우측길로 직진하다.

차량 한대 지나지 않은 캄캄한 고객길을 힘겹게 오르다.

정상에서 내리막을 조금 지나자 우측길로 목적지의 표지판이 보이다.

우회전 후, 좌회전. 밤중이라 그런 지 입구의 지형지물이 선연치 않다. 

펜션을 바라보며 캄캄한 농로를 따라 약 100여미터,

이내 목적지에 다다르다.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생경한 모습의 하얀 건물들.

 사위는 적막에 휩싸이고, 가로등마저 하얗게 졸고 있다.

 

 50개동 총 객실수 183실, 대지면적 12,000평에 달하는

 제법 규모가 큰 펜션이라는데도 주말에는 방이 없단다.

 

 힐, 게스트, 테라스, 오션, 팀버하우스 각각의 단지마다

 특색있는 외관과 독립된 구조, 전망 등으로

 복도식의 폐쇄된 콘도에 시들해진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숙박지로 추천하고 싶다.

 

 더구나 가까운 거리에  자연속에서 호젓한 피정을 즐길 수 있는

 둔내, 청태산, 태기산 자연휴양림이 있고,

 성우 등 스키장, 대관령 목장, 금당계곡, 흥정계곡 등 레저, 위락시설,

 횡성, 평창, 홍천 등지의 관광지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지역적 편리성까지도

 클럽 디아뜨의 선택적 가치를 높여 준다 하겠다.

 

 <사진을 누르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숙소가 입구에 가까운 105동이라 여장을 풀고 나와 위쪽을 올려다 보니

 빨갛게 불을 밝힌 관리동 건물너머로

 술에 빠진 흐느적거리는 노랫소리가 교교하다.

 한밤의 고요와 피정과는 담을 쌓은 사람들이 노래방에 모였나 보다.  

 

 숙소 건너편 유럽풍의 건물동을 바라보며

 늦은 밤 횡성한우의 소문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느라

 다음날 아침 온몸이 퉁퉁 부을 줄도 모르고 포식하다.

 숯불을 지피기 시작할 때쯤 건너편에 고개를 들기 시작한 달.

 너무 배가 부른지 월광마저 흐릿해질 즈음에야 젖가락을 놓다.

 이렇게 상큼한 공기가 충만한 야외에 나오면

 마시는 술도 왜 그렇게 취하지 않고

 고기를 먹어도 포만감이 쉬이 들지 않는지 !

 잔뜩 부른 배를 조금이라도 꺼추고자 단지를 둘러 보기로 하다.

 오밤중의 산책이 하나도 어색하지가 않은 동네.

 

 관리동 옥상에서 입구쪽을 내려다 본 야경.

 가로등의 특이한 프레임으로 형성된 벌집같은 무늬도 어울린다. 

 

 관리동 옥상은 소규모의 단체 행사가 가능하도록

 교단처럼 생긴 간이 무대도 만들어져 있고

 저 멀리 힐하우스는 초저녁부터 잠에 취해 있다.

 

 48쪽 병풍에 휘둘려 날 새는 줄 모르다가

 동으로 난 창이 너무 밝아 깜빡 늦잠을 잔게 아닌가

 시계를 보니 6시.

 상현달은 아직 서편에 뉘엿뉘엿 졸고 있는데

 두시간만에 떠진 눈은 도무지 잠이 없다.

 

 밤새 묵었던 105동도 아직 어스름에 갇힌 산 지시랑 품에 잠들어 있다.

 1층에 방 셋, 이층에 하나. 네가족 하나씩 각방지기에 맞춤이다.

 우리처럼 여러 가족이 아에 한동을 빌리기도 하고

 한 가족이 한층을 빌릴 수도 있고

 인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구조의 방들이 준비되어 있단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 창밖을 보니 밤중에 들어 왔던 진입로가 눈앞에 있다.

 

 두어시간의 잠으로는 부족하여 연신 선하픔을 해대는 집사람을 재촉하다.

 

 얼른 일어나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

 

 평생을 무언가에 늘 쫓기듯 살아온 체질이 여기까지 쫓아와

 여전히 날 질기게 붙들고 있다.

 

 아침 잠을 확실하게 즐기는 일행으로 인하여

 해가 중천에 떠서야 클럽 디아뜨 펜션을 나서 대관령 목장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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