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영종도 갈매기

가루라 2011. 10. 5. 11:58

갈매기는 더 이상 높이 날거나 빠르게 날지 않습니다.

그저 느릿느릿 가는 유람선 뒤를 따라 가면

높이 날지 않아도

빠르게 날지 않아도

선상의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낚아 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해상에 떨어진 새우깡을 주워 먹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힘든 몸짓으로 바둥거리고 날 필요조차 없겠죠.

 

그들에게 새우깡은 마시멜로인 것일까요.

 

학창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리차드 바크(Richard Bach)의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이 생각납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며

눈앞의 현실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꿈과 이상을 간직하며

먼 앞날을 내다보고 미래 지향적으로 살아야 함을 제시합니다.

 

한창 사춘기였던 70년대에

제임스 딘의 표정이 압권이었던 "이유없는 반항"과 함께

리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은

누구에게는 부모에 대한 반항심을 달래주는 도구이었거나

또다른 누구에게는

반항심를 더욱 솟구치게 만드는 기폭제이기도 했었나 봅니다. 

 

영종도 가는 선상에서 갈매기를 보며

갈매기의 신이라 불렸던 조나단처럼 살고 싶었던

내 꿈의 좌표가 어디에서 방점을 찍게 될지 생각해 봅니다. 

 

얘가 조나단인 모양입니다.

선미 상공을 선회할 뿐 새우깡에 달려 들지 않네요.

탐욕스럽게도 새우깡을 가로로 물었네요.

이러다가 갈매기 입 찢어지는게 아닌지 ㅋㅋ

얼마나 격렬하게 나꿔 챘는지

새우깡 가루가 허공중에 흗날리는 게 포착된게 보이나요 ?  

얘들은 고급 기술이 힘든지라 날아서 나꿔채기를 아에 포기하고

걍 바다위에 내려 앉아

수면에 떨어진 새우깡을 주워 먹습니다.

현실 속에서 무임승차하는 영악한 녀석들이죠.

뭐니 뭐니해도 우리 인간의 눈으로는

큰 날개로 힘차게 날으는 갈매기를 보는 것이 즐거움이죠.

날으는 장면 여러 컷을 올립니다.

각각의 날개짓이 갖는 서로 다른 의미를 음미해 보세요.

 

말 그대로의 한가로운 유영, 급강하, 고속 수평비행, 급선회, 급정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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