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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계곡 설경

가루라 2013. 2. 6. 01:36

백사실계곡을 아시나요 ?

 

도롱뇽과 버들치가 뛰노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소재 도심속 비경

1박2일을 통하여 세간에 더욱 잘 알려진 서울 하늘 아래 비밀스런 청정계곡

 

폭설에 파묻혀 온통 하얀 세상이 된 백사실계곡을 찾았습니다.

 

백사 이항복의 별장터가 있다하여 백사실계곡으로 불리우는 곳이죠.

이항복은 필운, 동강, 백사(白沙) 등 여러가지 호가 있지만

하얀 모래가 아닌 온통 하얗게 변한 백사실계곡이

그날따라 어찌그리 이름에 걸맞는지요.

 

 

창의문 밖 강호에 묻혀 유학과 풍류를 논하며 임군을 그리워했을 백사의 마음

당파와 사화에 휩쓸려, 한때 정승자리를 사임하였으나

다시 복위되기도 하고

종국에는 유배지에서 명을 다한 백사의 삶과 풍류가

눈속에 파묻힌 계곡을 돌아보는 내내

이 계곡에 온전히 남아 400여년을 건너 뛰어 전해집니다.

 

백사실계곡은 북악산의 물줄기가 발원하여 세검정을 거쳐 홍제천, 한강으로 흘러드는

도심하천의 발원지입니다.

본격적인 탐방은 종로구 신영동 소재 일붕선원을 지나 현통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규모가 그리 크지않은 작은 절이지만

작은 폭포수를 이루는 너럭바위를 면하고 북악산자락을 등진 배산임수의 자리가 아늑해 보입니다. 

현통사 전경입니다.

 계곡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깊지않은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여름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고 하늘높이 자란 나무들이 가슴을 시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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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통사 앞 설경 

계곡 산책로 입구 

계곡물과 나란히 난 산책로 

작고 좁은 계곡안에는 제법 소리내며 여울져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청량하게 느껴집니다.

 계곡의 작은 여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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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녹은 계곡

 계류

 작은 여울

작은 폭포 

입구에서 300여미터 들어가면 잘 닦여진 개활지 같은 백사실터를 만납니다.

호두각형태로 지은 누마루에서 연못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높게 자리잡은 본체의 넓은 터와

두개의 주춧돌이 아랫쪽의 작은 연못에 발을 담근 육모정터

시조를 읊거나 창을 부르는 소리가 연못을 차고 골안을 맴돌 지형입니다. 

옛 사람은 어떻게 이런 기막힌 자리를 찾아 별채를 지을 생각을 했을까싶습니다.

허공중에 허허로이 솟은 주춧돌과 메워진 연못자리만 남긴채 사라져버린 주인과 누각을 그리워하며

누군가 육모정 주춧돌 옆에 눈사람을 만들어 세워 놓았네요.

 여러 방향에서 담은 백사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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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터 

백사실터 전경 

백사실터 

백사실터 

여름날 백사실계곡을 찾은 누군가에게 고즈넉한 쉼자리를 기꺼이 내어주었을 나무의자는

빈자리에 눈을 더껍게 인채 긴 겨울을 홀로 나고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백사실계곡의 산책길은 계속 됩니다.

계곡의 깊이만큼 두껍게 쌓인 눈들이

계곡을 따라 걷는 내내

춥다기 보다는 오히려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네요.

 백사실계곡의 다양한 설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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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설경 

계곡 설경 

계곡 설경 

계곡 설경 

계곡 설경 

오른쪽으로 가면 부암동으로 빠지는 첫번째 갈림길에서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백사실계곡을 따라 계속 걸으려 왼쪽길을 택합니다.

계곡의 거의 끝부분에 도달하면 또다시 넓은 너럭바위가 나타납니다.

여름이면 깨끗한 물에 발 담그고 쉬기 좋고

얼음이 꽁꽁 얼었을 땐 비료푸대로 미끄럼을 타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너럭바위 위에서 계곡의 아랫쪽을 담은 겨울사진이 멋진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너럭바위 상류에는 운치있는 외나무다리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곳에서 상류쪽으로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누운 참나무 그리고 황갈색 잎을 달고 있는 갈참나무와 하얀 눈, 계곡물이 어우러지는

겨울 사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계곡 상류쪽 사진 

상류쪽 줌인 사진 

폭설이 쏟아지기 며칠 전에 내렸던 빗물로 계곡의 얼음은 군데군데 녹아서 맑은 바닥을 드러내놓았습니다.

입춘을 알아차리고 벌써 나온 버들치가 추위를 이기려는듯 물속을 빠른 속도로 움직입니다.

일곱여덟가구가 모여사는 능금마을과 백사실계곡의 갈림길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면

백사실계곡의 탐방은 그 막을 내립니다.

물론 백사실계곡의 원류는 더 안쪽으로 올라가야하지만

능금마을 윗쪽으로는 계곡에 들어갈 수 없는 도랑 수준이어서

이곳에서 뒤돌아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거나

북악스카이웨이로 넘어 가기도 합니다.

마을을 좌측으로 끼고 아래 사진 속의 길을 따라 우측으로 오르막 경사로를 걸으면

북악스카이웨이와 부암동 커피프린스촬영지로 유명한 "산모퉁이"로 가는 갈림길에 이르릅니다. 

저는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팔각정까지 갔다가 다시 백사실계곡을 거쳐 귀가할 예정이었습니다.

팔각정에서 내려와 백사실계곡 입구 현통사에 도착했을 땐

벌써 해가 지고 있네요.

 서울 도심 하늘아래 숨겨진 비경

무더운 여름철의 피서를 위해서 뿐만아니라 겨울철 심신을 치유하는 피정을 위해서도

우리 동네 백사실계곡을 꼭 한번 방문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백사실터 여름사진 : http://blog.daum.net/milvus-migrans/12439077 

여름 백사실계곡의 작은 폭포들 : http://blog.daum.net/milvus-migrans/12439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