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회나루에서 옥순봉 구담봉 왕복 유람선에서 내리니
벌써 시간은 오후 세시가 가까워집니다.
버스안에 챙겨간 음식들로 인해 이동간에 계속 먹었지만
그래도 점심은 충주호반에서 지역의 명물 매운탕으로 하는게 좋다하여
일행들과 늦은 점심을 쏘가리 매운탕으로 맛나게 먹습니다.
뱃속 어디에 또다른 공간이 있었는지 배부른데도 숟가락이 계속 입으로 갑니다.
늦은 점심을 마친 시각 오후 네시 반
늘 가을 산속의 밤은 일찍부터 쫓아 내려옵니다.
단양팔경 중 못다본 상선암, 하선암을 포기하고 상경하는 방향으로 길을 잡아
온달관광지와 온달동굴을 보기로 합니다.
온달관광지 입구에 도착한 시간 오후 다섯시를 훌쩍 넘었고
늦은 해는 주차장까지 긴 산그림자로 덮어 놓아 마음을 조급하게 만듭니다.
다행히 입장시간이 6시까지라 하여 서둘어 표를 끊어 들어 갑니다.
온달동굴 입장료를 포함하여 성인 5,000원이랍니다.
입구에서 담은 성루가 단순한 오픈세트장으로만 보기에는 무척 웅장하게 보입니다.
온달관광지는 고구려의 명장 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을 테마로 드라마 촬영 오픈세트장, 온달전시관, 온달산성, 온달동굴
그리고 식당과 기념품판매점 등을 포함 약 97,011㎡(약 29,245평)의 면적에 조성되어 있는 위락시설입니다.
우리나라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하는 세트장을 관할지역에 유치하여
지자체예산으로 세트장을 만들에 제공하고 촬영이 끝난 후에는 지역관광자원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이
트렌드처럼 유행했었습니다.
경쟁적으로 유치하다 보니 그 중에는 촬영후 유지관리비용도 안나오는 부작용도 속출했지만
단양의 온달관광지는 그나마 좀 나은 편에 속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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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입구와 주차장 | 관광단지 안내도 | 상징물과 식당가 | 입구로 가는 길 |
영화촬영 세트장을 관광지로 조성한 미국의 로스엔젤레스와 올랜도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전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유명한 가족단위 관광지입니다.
영화 세트장을 만들어 놓고 3D, 4D 시설을 갖추어 관람객들이 직접 영화속으로 들어가서 체험하는
최첨단 시설들을 갖춘 동적인 관람시설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각지에 산재해 있는 드라마 오픈 세트장들은
너무 정적(靜的)이어서 그냥 지나며 바라보는 정도 수준이라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그다지 큰 흥미를 끌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유니버설스튜디오처럼 운영되려면 최첨단 전자장비를 갖추는 등
막대한 투지비가 소요되겠지만
결국은 관광자원도 자본력 싸움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판단되는군요.
이미 늦은 시간이라 텅빈 성내 풍경은 을씨년스럽고 괴기스럽기까지 합니다.
해는 완전히 서산너머로 사라져 사진도 건물의 형태를 담는데 만족해야 할까 봅니다.
온달관광지의 오픈세트장은 고구려와 그 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태왕사신기, 천추태후, 연개소문, 바람의 나라, 일지매 등을 촬영하는 장소로 쓰였답니다.
TV드라마를 잘 안보고 그나마 그 중 태왕사신기 일부만 봤던 저로써는
어떤 드라마의 세트장이었는지도 모르고 안내자도 없이 돌아보니
그냥 다녀 왔다는 말로 때울 수 밖에 없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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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장 | 황궁 세트장 | 세트장 | 세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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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장 | 세트장 | 세트장 |
시간이 너무 늦어 온달산성 올라가는 길은 벌써 문을 닫고 있습니다.
여유있게 산성을 산책하기는 커녕 입구조차 구경도 못하고 서둘러 온달동굴로 뛰어 갑니다.
우리나라의 카르스지형에는 어김없이 수억년동안 형성된 석회암 동굴들이 있습니다.
특히 단양지역에는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약 180여개의 석회암 동굴이 있다고 합니다.
그중 가장 길고 아름답기로는 고수동굴을 제일로 치지만
온달동굴도 그에 못지않게 석회암층 단백색 종유석과 석순등이 잘 발달하여
내부비경이 웅장하고 진입로가 수평을 이루는게 특징이랍니다.
온달동굴은 약 4억 5,000만년전부터 형성된 석회암 종유 동굴입니다.
물의 흐름, 온도, 물속 석회암의 밀도 등 각 동굴의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1년에 고작 0.2mm정도밖에 자라지 못하는 석순, 석주들이
어두운 동굴속에서 수억년동안 몸집을 키우다가 지상에 찬란한 그 몸을 드러낸 순간
인간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지만
종유석의 그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죽은거나 다름없으니
이것을 장열한 산화라고나 해야 할까요 ?
사진을 담는 내내 외장형 스트로보를 가져 오지 못함에 자책이 일었고
비록 내장형 스피드라이트이지만 불빛에 종유석이 상처를 입을까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삼각대조차 없이 멋지게 나온 동굴사진 몇 컷을 올립니다.
각각의 종유석에는 관람자 편의를 위한 이름들이 붙여져 있었지만
폐장시간을 불과 30분 남기고 입장한데다 안내 팜플릿도 없이 뛰어들어서
시간에 등떠밀리듯 쫓긴 걸음으로 보고 나온게 정말 아쉬웠습니다.
동굴의 총장은 약 760m로 비교적 짧지만 1~3층으로 구분되어 아기자기한 석순도 많고
지하수가 풍부해 지금도 생성물이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몇몇 구간은 쪼그려자세로 이동해야 할 정도로 천정이 낮은 통로가 계속되어
임산부는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표지판을 실감하게 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늘어진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 밑에서 위로 자라는 석순, 위아래가 맞닿은 석주, 폭이 옆으로 넓게 펼쳐진 석회막 등
비록 길지 않은 동굴이지만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을 볼 수 있네요.
과학적으로는 석회암 성분이 녹은 물이 마르면서 탄산칼슘(CaCO3)만 남아 응고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종유석이라고 규명되었지만
이렇게 신비한 결정체를 과학적 현상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웬지 부족한 것 같지 않습니까 ?
온달동굴은 1966년 동굴학술조사를 마치고 1997년 11월부터 일반에게 전면 개방되었답니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 온달로 23번지에 소재한 천연기념물 제261호로 지정되었다니
잘 보존하여 후대에 물려주어야할 자연의 유산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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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동굴 입구 | 낮은 천장 | 삼층구간 오름 | 포복 구간 | 포복 구간 |
30분정도 여유롭게 봐야할 온달동굴을 폐장시간 10분을 남기고 탈출하듯 나와야 했으니
불과 이십분만에 훑고 나온셈이네요.
단풍시즌 막바지에 밀릴 고속도로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피곤하지만
일요일 오후 여섯시가 넘었으니 하루를 온전하게 사용한 것처럼 뿌듯한 기분으로 서울을 향해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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