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울릉도로 떠나다.

가루라 2015. 11. 1. 23:42

벼르고 별렀던 울릉도로 떠나던 날

시청 앞에서 새벽 3시 20분에 타는 강릉 셔틀관광버스

이렇게 새벽을 밝히는 여행자들이 많다니

다들 잠을 설치고 가야할만큼

울릉도는 충분히 감내할만한 곳이니까요.

밤새워 달린 버스는 새벽녘 강릉여객선터미널 앞 식당에

모두를 내려 놓습니다.

멀리 여행을 떠나는 날 새벽에 먹는 아침밥의 맛이란...

별게 아닌데도 꿀맛입니다.

식당 발코니에서 본 강릉여객선터미널입니다.

식당을 나와 터미널로 가는 길

날씨가 아무래도 불길하기만 합니다.

80년 초 같은 직장에 근무했던 전화교환원이 생각납니다.

여름 휴가 때마다 단 한번도 제 날짜에 복귀한 적이 없었거든요.

풍랑으로 며칠씩 귀사가 늦었던 그 녀의 손에는

늘 미안함이 짙게 배인 말린 오징어가 한가득이었었죠.

<울릉도행 여객선터미널>

그래도 출항이라도 하는 것이 참 다행입니다.

울릉도에서 만났던 어떤 분은 어제 배가 뜨지 않아서

강릉에서 일박하고 들어왔다니 말입니다.

잔뜩 찌푸린 날이지만 다행히 파고는 그리 높지 않은가 봅니다.

8시에 출항한 배가 외해로 점점 멀리 나갈수록

파고도 높아지고 하늘은 점점 어두워집니다.

우리 땅이지만 이렇게도 멀리 떨어져 있네요.

지금이야 최신식 쌍동선이 운행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옛날에는 나룻배 수준의 돛단배로 어떻게 우산국까지 건너다녔을까요!

급기야 울릉도가 가까워지자 비까지 뿌리던 날씨에 불안해 했지만

선창 밖으로 울릉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기 시작하자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쉬나봅니다.

저동항으로 향하는 길

접근을 할 수 없을 만큼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쌓인 죽도와

저 멀리 불쑥 얼굴을 내민 관음도가 반깁니다.

저동항에 무사히 접안하고 나니

하늘도 약간 밝아지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강릉여객선터미널을 떠난지 세시간 반

드디어 울릉도 땅을 밟았습니다.

2박 3일 체류하는 내내 날씨가 좋기를 기원하며

현지 가이드를 따라 숙소가 있는 도동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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