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울릉도 내수전옛길을 걷다.

가루라 2015. 12. 7. 22:50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해안도로가 개통되지 않은 곳

그래서 내수전에서 섬목을 가려면

원시림이 우거진 내수전옛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예로부터 섬 북동쪽의 천부리 주민들이 남서쪽의 도동을 가기 위해 넘어다니던 길.

아름드리 나무는 없지만 원시림에 가까운 울릉도 숲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서

생태탐방에 최적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소교목들

동백나무, 너도밤나무, 참나무, 곰솔나무, 섬잣나무, 우산고로쇠나무, 섬단풍나무 등의 군락으로

한여름에도 그늘 속을 걸을 수 있습니다.

둘레길 주변에는 섬초롱, 섬말나리, 섬노루귀 등 울릉도 고유식물들을

쉽게 볼 수도 있다고 하지만 제철이 아닌 것이 아쉽습니다.

<내수전옛길 동백나무 숲>

풍랑주의보로 해상관광을 할 수도 없어서 자유여행으로 택한 코스

내수전일출전망대에 다시 올랐다가 약 3.4km를 걸어 섬목으로 이동하여

관음도에 들어가는 울릉도 마지막 도보여행 일정을 잡았습니다.

내수전일출전망대에서 빨리 걸으면 한시간 반,

천천히 걸어도 두시간이면 간다는 말을 믿고 출발했습니다.

근해 유람선조차 뜨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에 발이 묶였을텐데도

이 길에서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네요.

도동, 저동에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요?

<내수전둘레길과 석포둘레길 이정표>

숲이 빽빽하게 우거져서

해변이 제대로 보이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간혹가다 숲사이로 내수전일출전망대와 죽도 그리고 관음도와 섬목해변을 볼 수 있습니다.

차라리 탁 트인 조망권의 귀함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은 볼거리보다는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주는 청량감

오로지 그것 하나로 걷는 길입니다.

원시인류가 직립을 시작하면서 부터 숙명적으로 걸어야만 살 수 있는 인류

멈추면 그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니까

걸을 수 있을 때 계속 걸야야만 합니다.

고관절이 좋지 않은 집사람에게 그 길을 걸으며 해준 비장한(?) 말입니다.

 

내수전옛길은 고사리과식물인 고비들의 군락으로 숲의 습도가 잘 유지될만큼

서늘한 기운으로 땀이 그리 나지 않는 트레킹코스로 여겨집니다.

적절하게 보이는 기암 절벽과

절벽과 나무를 타고 오르는 여러가지 덩굴식물들

공기뿌리처럼 이리저리 뒤엉킨 뿌리와 밑둥치를 내어놓은 거대한 나무까지

도동과 저동의 화려한 불빛을 저멀리 날려버리고

간간히 들리는 산새소리와 풀벌레소리로 오로지 사유의 힘만으로 걸을 수 있는 곳입니다.

내수전옛길에서 만난 동물들

장끼 

다람쥐 

독립된 섬이지만 육지와 다를 바 없는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숲 사이로 보이는 섬목에는 터널공사가 한창입니다.

섬목에서 도동까지 터널을 뚫어 길을 낸다고 합니다.

화산섬을 관통할 터널

그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두고 볼 일입니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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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안내표지판 

숲사이의 죽도 

숲사이의 섬목 

미소바위 

관광여행사의 일정에 끌려다니는 여행을 떠났을지라도

꼭 한번쯤은 내수전옛길을 걸어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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