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신안 퍼플교

신안군의 큰 섬 암태도, 자은도, 안좌도, 팔금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신안군의 섬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중 스토리가 있는 간이목교 '퍼플교'를 찾았습니다.

생뚱맞게 보라색 다리를 뜻하는 왠 퍼플(Purple)교 ?

궁금증은 퍼플교를 찾아서야 풀렸습니다.

2007년 1월에 착공해서 2008년 11월 준공된 이 나무다리는

안좌도 남쪽에 있는 작은 섬 박지도의 박지마을에 사는

한 할머니의 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퍼플교 두리.박지구간		두리박지구간 입구

면적 1.75㎢에 17가구, 스무명 남짓 사는 작은 섬 박지도에서

육지에 가려면 박지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타고

안좌도의 두리마을 두리선착장까지 나가야만 가능했다네요.

그래서 두 발로 걸어서 섬을 나가고 싶다는 할머니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목교를 가설하고 '천사의 다리'라고 이름 지었었답니다.

01		02		03
안좌도 향목리 방향		박지.반월도 구간 다리		두리마을 두리선착장

그러다가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천사의 다리라는 이름 대신

박지도와 반월도가 보라색과 농작물이 풍부한 섬이라는 의미로

퍼플교라고 개명했다네요.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국제화시대라지만

토종 할머니의 소망을 담은 다리를 퍼플교라고 부르는 것은 좀

거시기 하네요.

물이 다 빠진 썰물기라 그런 위기감은 덜하지만

뻘밭에 박아놓은 목교의 교각 기둥이 워낙 가는데다가

난간의 목책도 가늘어서

만수기에는 불안감마져 들 것 같습니다.

<박지선착장 뒤로 보이는 박지도와 반월도구간 퍼플교>

안좌도의 만에 해당하는 곳이라 파도가 높지는 않을 것 같지만

태풍이라도 부는 시기에는 통행이 제한될 수 밖에 없겠네요.

중간 중간에 날개를 내고

4각 또는 6각 광장의 쉼터와 의자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아

통행용 교량으로써의 기능보다는

외지인들의 관광 또는 산책용 다리로써의 기능에

더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름도 여성성에 맞추어 퍼플교라 지었을듯 하고요.

어린 아이들을 동행한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다리난간은 머리 하나도 들어갈 수 없게 촘촘합니다.

두 사람이 교행하는데는 지장없을 만한 통로 넓이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없으면 팔짱을 끼고 걸어도 될만한 넓이

연인들이 도란도란 산책할 수 있는 딱 그런 다리입니다.

그런 저런 얘기 끝에 당도하는 박지도까지의 거리는 547m

박지마을 선착장에는

박지도를 상징하는 반쪽의 바가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겉면은 보라색, 안쪽은 핑크색으로 칠해진 박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바가지입니다.

뿐만아니라 퍼플교 주변의 두리마을, 박지마을의 지붕은

컬러컨셉의 통일성을 위해 온통 보라색으로 칠해 놓았네요.

보라색 지붕		두리마을 보라색 지붕

신안군 예산으로는 지붕개량사업은 어림도 없어서겠지만

기와지붕은 물론 70년대의 슬레이트지붕 그대로 인 곳도 있습니다.

아쉽게 박지도와 반월도를 연결하는 퍼플교는

보수공사중이어서 건너가볼 수 없었지만

목교의 난간이 없어서 어린이를 대동할 경우는 주의해야할듯 싶습니다.

주변풍경까지 파노라마로 넓게 담은 사진 세 컷을 첨부합니다.

<박지마을 선착장과 반월도>

<두리마을쪽 파노라마>

<안좌도 향목리 방향 갯벌 파노라마>

박지도는 둘레가 4.6km에 최고 높이가 고작 180m여서

시간 여유가 있다면

섬을 한바퀴 돌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섬의 모양이 박을 닮았다고 바기섬 또는 배기섬이라고도 부르며

박씨가 처음 입도해서 살았다고 박지도(朴只島)라고 부르는 작은 섬이

힐링으로 슬로씨티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삶에 기여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퍼플교를 찾아 가려면 내비에서 신안 퍼플교를 찾거나

전남 신안군 안좌면 소곡리 597-1번지를 검색하여

두리 박지구간 목교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시면 됩니다.

<파노라마모드 폰카로 담은 퍼플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