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신안 김환기 고택

가루라 2019. 12. 28. 02:16

수화(樹話) 김환기(金煥基:1913~1974) 화백의 생가터를 다녀 왔습니다.

가까이 있는 환기미술관 앞을 수차례 지나쳤었지만

그의 작품을 접할 일이 별로 없어서

그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김환기 화백의 1971년도 작품 '우주'가

최근 홍콩의 경매에서무려 132억원에 낙찰되어

한국 미술 작품 경매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세계가 궁금해집니다.

김환기는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로 손꼽히지요.

일본 유학 후 주로 이곳에서 기거하며 작품활동을 했다네요.

전남 신안군 안좌면 읍동리 955번지에 있는 화가의 고택은

북쪽의 작은 마을 뒷동산을 배경으로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의 부친이 두만강을 이용해 백두산의 원목 홍솔을 가져다가

1920년대에 이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조선시대 세도가의 아흔아홉칸 한옥 같은 고대광실은 아니고

어린시절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한옥 정도 수준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집이 더 친근감이 드나 봅니다.

1992년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2007년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 제251호로 관리주체가 상승했습니다.

그렇다고 건축물로써의 기술적 가치가 인정되었다고 보기에는 좀 그렇고

이 고장이 낳은 대표적인 한국의 서양화가의 생가로서

문화사적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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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쪽에서 담은 고택

우측면에서 담은 고택

뒷쪽에서 담은 고택

날씨가 추운 중북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의 집들은 ㅡ자형 또는 ㄱ자형이 많습니다.

지붕은 팔작지붕에 호두각형태로 올렸고

사각 주춧돌 위에 사각기둥을 세운 납도리집 형식이네요.

1920년대에 지었으니 고택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죠.

행랑채나 사랑채가 없이

덩그마니 세워진 솟을대문이 특이하네요.

따뜻한 남쪽나라가 확실히 맞네요.

밑둥 굵기가 제법 굵은 송악이 감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고

팔손이나무도 꽃이 한창입니다.

게다가 우리집 마당에서는 사라져버린 덩이괭이밥이

핑크색과 흰색의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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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

팔손이나무

덩이괭이밥(핑크색, 백색)

진도의 운림산방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차분하고 고즈넉한 섬마을에서

김환기화백은 어떻게 그런 추상화를 구상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주변의 풍경으로부터 그런 모티브를 얻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닌데

캔버스를 철저히 마음으로 채워 넣은 그의 작품세계는

평범한 고택과 달리 어렵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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