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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공원 가을 소경

가루라 2020. 1. 16. 00:50

쓰레기매립장이었던 난지도가

쓰레기 포화상태로 인해 그 기능을 다했을 때

우리는 그 거대한 쓰레기더미 앞에서

인간의 삶의 종말을 보는듯한 느낌이었지요.

그러나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즈음하여

상암월드컵경기장 주변의 공원화 계획을 수립하고

쓰레기산을 하늘공원, 노을공원으로

그 주변 난지천이 있던 자리에 난지천공원과 평화의공원을 조성했습니다.

첫삽을 뜰 당시만 해도 설왕설래가 많았었지만

지금에 와서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을 보고

다들 자연의 복원력에 대해 다시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습니다.

몇번 가봤던 억새밭이 조성된 하늘공원은

요즈음 가을이면 동남아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지요.

캠핑장과 파크골프장이 있는 노을공원도 몇번 가보았지만

평화의공원은 하늘공원에서 내려다 보았을 뿐 가볼 생각조차 못했었습니다.

<하늘공원에서 담은 평화의공원 야경>

그러다가 작년에 하늘공원 옆 메타세콰이어길의 단풍을 담기 위해 갔다가

단풍이 절정인 시기를 맞추지 못해

근처에 있던 평화의공원을 돌아보게 되었지요.

도심공원이나 가로공원과 달리

제대로 된 공원을 만드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친수구역입니다.

예전에 하늘공원에서 담았던 평화의공원 전경을 보면

공원 전체의 레이아웃을 볼 수 있습니다.

2011년 10월 평화의공원

2015년 11월 평화의공원


평화의공원은 난지천과 연결된 반달형의 난지연못을 중심으로

방사상 블럭을 형성 구역별로 각각의 테마를 부여하고

그에 맞추어 시설과 정원을 조성하였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찾으면

연못에 투영된 경관이나 노을도 아름답게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니세프광장에서 담은 난지연못의 노을>

6호선 상암월드컵경기장역에서 평화의공원을 가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월드컵경기장 외곽계단을 올라서 오버브릿지를 넘어 가거나

계단 아래로 경기장을 우회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방법입니다.

<평화의공원과 월드컵경기장 연결통로>

월드컵공원 메타세콰이어길을 담으러 갔던 길이라

월드컵경기장을 우회,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때마침 단풍철이어서

굳이 앵글을 잡으려 애쓸 필요도 없이

바라보는 곳이 다 예쁜 단풍으로 물들었습니다.

주차장 사이에도 회랑처럼 만든 이런 조형물을 둘러싼 단풍이 멋있고

실개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목교와

여러가지 색깔의 단풍 그리고 산책객이 한폭의 그림처럼 보입니다.

하늘빛 좋은 날

난지연못 주변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1970년 고딩시절 제가 즐겨 불렀던 사이먼앤가펀컬(Simon & Garfunkel)의 노래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달라(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것일까요?

젊은 커플이 징검다리 위에서 프로포즈이벤트를 하고 있네요.

그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수변 단풍처럼 결실을 이루어

행복한 앞날을 만들어가기를 기원해봅니다.

그 징검다리를 건너면

공원내에 조성된 작은 정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제별로 이름과 작가들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그건 그리 중요할 것 같지 않네요.

눈에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 받아드리기만 하면 될 뿐...

정원과 함께 어울리게 설치한 조각 작품도 보이고요.

어떤 것들은 정원을 돋보이게 만드는

오브제처럼 보이기도 해요.

유난히 눈길을 뜨는 이 작품은 작가와 작품명도 담았습니다.

변남석씨의 '밸런싱'이랍니다.

찾아보니 중심잡기의 달인이라네요.

묘하게 중심잡고 있는 걸 보고 건드리기라도 했더라면 큰일날 뻔 했네요.

늘어진 수양버들 사이로 난

구부러진 소로

유연한 버드나무와 구부러진 길의 조화로움입니다.

거대한 조형물도 그리 눈에 거슬리지 않고

수변을 따라 미로처럼 만들어 놓은 데크길도

보는 방향에 따라 느낌이 다르네요.

난지연못 수변에 심어 놓은 갈대는

한강을 따라 밀고 오는 바람에 허리를 깊숙히 숙이고

초등학교시절 시골기에서 흔히 보았던 가로수

미루나무도 다시 봅니다.

군데군데 심어 놓은 메타세콰이어의 단풍과

하얀 억새 이삭과 붉은 단풍이 만들어 내는 가을색

대지를 가득 덮은 낙엽까지

추색이 완연한 날이었습니다.

여기저기 아직 푸르름을 간직한 상록수들과 함께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

그 가을을 즐기는 사람은

역시 부지런한 사람들입니다. 

평화의공원 내 작은 정원들의 모임인

평화의 정원을 둘러 보고

에너지드림센터가 있는 곳으로 가봅니다.

에너지드림센터 옆 메트로폴리스길입니다.

노란 은행나무와 빨간 단풍나무가 원색적입니다.

에너지드림센터 앞 남쪽은 평화의잔디광장입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

넓은 평화의잔디광장은

애견인들이 즐겨 찾나 봅니다.

걍쥐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이 곳에서 연결다리를 통해 한강변으로 나갈 수도 있습니다.

별자리매점 뒷편 실개천과 자작나무입니다.

매점 앞에 대리석 보도블럭으로 잘 다듬어진 별자리광장입니다.

도심 불빛과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서

밤에는 별자리를 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곳에는 바닥분수도 설치되어 있나 보네요.

별자리광장에서 본 한강변쪽 풍경입니다.

짧은 시간에 한바퀴 둘러보고

하늘공원쪽으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하늘공원과 경계구역입니다.

평화의공원에서 하늘공원으로 넘어 가는 길입니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평화의공원내에

희망의숲, 테니스장, 모험놀이터, 피크닉장 등의 구역도 있다는데

아쉽게 다 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6호선 상암월드컵경기장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넓고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는 것은

도시인에게 축복입니다.

내년 가을에는 한번 찾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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