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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화는 피었는데...

가루라 2020. 3. 15. 00:13

매화보다 먼저 핀다는 영춘화(迎春花)는 피었는데

우리 모두의 마음에 정말 봄이 온 걸까?

어느 빌라 담장에 플라워커튼(flower curtain)처럼

긴 가지를 늘어 뜨리고 영춘화가 피는 계절.

마치 어사화를 보는듯 매년 황홀하게 바라보며

봄이 왔음을 실감하곤 했었다. 

 

<영춘화>

쌍떡잎식물 용담목 물푸레나무과의 낙엽관목

학   명 : Jasminum nudiflorum Lindl.

원산지 : 중국

분포지 : 중국 북부, 한국 중부 이남

서식지 : 양지바른 곳에 식재, 내음성 약함.

꽃   말 : 소망, 사모하는 마음

영   명 : Winter Jasmine

효   용 : 관상용

 

중국 우한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구정 때부터 전 국토를 강타한 요즈음

계절은 변함없이 꽃을 피우지만

이름 그대로 화려한 봄을 맞을 수만은 없음이

안타깝다.

 

몇년 전 전정한 가지를 가져다 우리집 마당 한켠에 꽂아둔 영춘화.

그 사이 뿌리는 제대로 내렸지만

꽃눈을 만들려면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Pandemic 수준으로 전 세계에 퍼진 전염병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잠잠해질 터.

 

사스와 메르스 때의 공포를 이겨내고

이제는 전염병이 없으려나 했지만

그 때보다 더 빠른 전염 추세로 보면

인간의 삶이 변모하면 할수록

병원균도 진화하여 삶을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교회의 권력이 하늘을 찌르던 중세 유럽을 강타했던 페스트는

절대적인 교권의 권위에 대한 저항을 불러 일으키고

결국 르네상스시대를 여는 단초가 되었으니

이런 전염병이 우리의 다음 세대에 가져올 결과는 어떨까?

 

오늘 뉴스에는 분노가 치솟고 감정이 메말라

부족한 공적마스크를 파는 애먼 약사들에게 분풀이를 해대는

막장 인간의 유형을 여러 건 볼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작은 정성이지만

몇장 안되는 마스크와 사탕을 치안유지를 책임지는 파출소에

또박 또박 눌러쓴 손편지와 함께 가져다 놓고 사라지는

맘 착한 장애인을 대비시켜 보여준다.

 

인간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인성을 드러낸단다.

그러나

현 정부에 반대되는 정치적 소신을 명분으로

앞다투어 우리나라의 방역체계와 활동을 칭찬하는 해외 언론들의 보도조차

이를 부인하는 사람들까지

인성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세상은 복잡한 속내를 가지고

세상을 향해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니

그들을 하나의 잣대로 볼 수만은 없는 것이 아닐까?

 

그래도 자연이 주는 선물,

봄을 맞이하는

영춘화를 바라보는 마음만은 다들 이름과 똑 같을 것이다.

설사 현실에 대한 생각이 다르더라도

우리 다같이 한마음으로 영춘화를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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